몇 해 전 동요 ‘아빠 힘내세요’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던 때가 있었다. 철없던 그 시절 천진한 모습으로 아빠에게 노래 부르는 꼬마들에게 이렇게 얘기 하고 싶었다. 그들이 힘든 건 바로 너희들 때문이라고.
오늘도 난 비틀대며 뛴다 지친 하루의 끝자락에서
아직 나만을 믿고서 기다리는 가족을 가슴에 안고
아버지란 강한 이름 땜에 힘들어도 내색 할 수 없다
경쾌하게 쿵작거리는 고고리듬의 기타 스트로크나 리믹스 버전으로 원곡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렇지만 ‘남자의 인생’은 삶의 무게에 지친 중년 가장의 넋두리는 대중의 가슴을 아련하게 한다.
흔히 대학, 군대, 취업, 결혼 같은 큰 몇 가지 사건으로 남자의 인생은 정형화된다. 이런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생기는 보편적 정서, 그것을 가진 보통이들에게 김건모의 메시지는 바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오랜만에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노랫말의 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