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Special Edition)
김건모
2009

by 성원호

2009.07.01

지난해 발매한 12집 < Soul Groove >가 <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Special Edition) >이라는 타이틀로 새롭게 발매되었다. 음악 인생에서 리패키지 한 번 발매한 적 없는 그가 이런 결정은 내린 이유는 12집의 판매량 저조가 한몫했으리라 본다.

프로듀서 김창환과의 만남 자체는 적잖게 화제가 되긴 했지만, 3집의 분위기에서 크게 발전된 점 없는 음악 스타일은 대중들에게 13년 전과 같은 감흥을 선사할 수는 없었고, 판매량도 썩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아무리 음반시장이 고사 직전이기는 하나, 한국 최고의 단일 음반 판매량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그가 자신의 전성기를 이끈 당시 프로듀서와 함께 한 음반이라는 점에서 보면, 다소 실망감을 안긴 터였다.

발매된 앨범은 일단, 내용면에서 만족스럽다. 'Kiss'와 '사랑해 (Fall in love)'가 수록된 12집 앨범에 히트곡 리믹스와 초기작의 리마스터링 버전 등 13곡을 수록한 보너스 CD가 포함된 리패키지는 12집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구매 욕구를 느낄 만큼 매력적인 구성이다.

< Soul Groove >에서 하우스와 레게 풍으로 변주되며 진행되던 '잘 될 거야 (Everything's gonna be alright)'은 하우스 템포를 완전히 제거하고, 레게 리듬을 강화해 한층 구성진 맛을 선사한다. 제목이나 가사에서 나타나는 메시지도 희망적이라 현 상황에 더 없이 잘 어울린다. 미드 템포 발라드 '사랑해'는 전형적인 김창환표 댄스 비트를 탑재했지만, 어색한 점없이 자연스러우며, 거추장스러운 효과음을 걷어낸 '언제쯤'도 한층 편안하다.

이와 더불어 주목해야할 것은 그의 예전 히트곡이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리믹스와 새롭게 마스터링 작업을 거친 결과물들은 그의 초기작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눈이 간다. 특히, '아름다운 이별'이나 '혼자만의 사랑'에서는 좀 더 풍성해진 중저음 사운드와 까랑까랑한 보컬의 질감을 잘 살려냈으며, 더욱 선명한 보컬로 재탄생한 '핑계'와 최대 히트곡 '잘못된 만남'도 변함없이 흥겹다.

이처럼 김건모의 노래들은 9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긴 시간동안 시대를 풍미하고 그 시절 대중들의 인기를 얻은 곡들이니 만큼, 제법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굵직한 결과물들이 리패키지 앨범의 보너스 CD에 수록된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김건모는 음악활동 중 레이블을 몇 차례 교체하면서도, 기획사가 제작한 돈벌이 위주의 베스트 앨범 한 장 발매된 적 없었다. 그런 그가 13년 만에 김창환과 다시 만난 만큼 의미 있는 앨범에서 이런 결과물들을 접했다면 더 뜻 깊지 않았을까. 지금 김건모라면 흔한 리패키지 보다는 한번쯤 자신이 왔던 길을 되돌아보고, 정리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런 시도를 할 자격이 있는 뮤지션이라는 생각이다.

-수록곡-
1. 잘 될꺼야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Reggae mix edition) [추천]
2. 사랑해 (House re-mix edition)
3. 언제쯤 (R&B mix edition)
4. 핑계 (Electro house club re-mix edition)
5. 사랑이 떠나가네 (Electro house club re-mix edition)
6. 넌 친구 난 연인 (Club house re-mix edition)
7. 가족 (2009 Re-mastering version)
8. 하루 (Re-mastering edition)
9. 잘못된 만남 (2009 Re-mastering version)
10. 핑계 (2009 Re-mastering version)
11. 너를 만난 후로 (2009 Re-mastering version)
12. 아름다운 이별 (2009 Re-mastering version) [추천]
13. 혼자만의 사랑 (2009 Re-mastering version) [추천]
성원호(dereksung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