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려인
김건모
2009

by 김아람

2009.07.01

한껏 힘을 뺐다. 김건모 특유의 감미로움과 부드러움이 녹아있다. "따스한 아침의 햇살처럼내게 다가온 그녀 긴 머리결 그 향기속에 내 사랑은 너를 느껴" 이 노래말이 샴푸 광고 속에 나온다면? 이제야 이해가 간다. 노래가 그토록 감미로웠던 이유를.


CM송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는 요즘이다. 가요프로그램에 한 번도 출연하지 않더라도 광고라는 특성상 노출이 잦음으로 인해 CM송 또한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귀에 익숙해진다. 그만큼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유명가수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김건모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최근 CM송을 발표했다. 뮤직비디오에서 광고 속 윤은혜의 모습과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는 김건모의 모습이 교차편집 돼 케이블 채널 등을 통해 방송 중이다. 비밀스러우면서도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배경과 윤은혜의 우아하고 신비로운 자태는 브랜드에 맞는 컨셉을 자랑한다. 이에 질세라 김건모의 노래 또한 동양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조금 과하게 말하자면(?) 중국가요를 김건모의 목소리로 부른 듯한 느낌마저 든다.


아무래도 영상을 위해 제작한 CM송이다 보니 제품을 더 많이 알리는데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가능한 한 대중들의 귀에 보다 쉽게 들리고 대중적인 곡을 쓸 수밖에 없다. 김건모의 려인 역시 독립적인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곡의 가치는 상품의 하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기획의도 아래 제작된 곡이라면 아무리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건모의 곡이라 할지라도 대중들에게는 ‘듣고 싶은 음악’이 아니라 ‘들려지는 음악’에 지나지 않을까.

김아람(84carniva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