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천상의, 그리고 환상적 하모니”라는 찬사의 수식어구와 함께 “흥행돌풍 예감”이라는 표제문구를 써가면서까지 두 가수의 합창을 강조한, 그야말로 화제의 노래다. 하지만 그 자체로 불륜의 하모니라 해야 할 것만 같다. 현과 피아노 선율의 울림을 수반한 곡조는 애절한 발라드풍이지만 둘의 노래호흡은 한목소리로 그 애절한 악상을 전달하지 못한다. 어딘지 모르게 미덥지 않다. 더 정확히 말해 평행선을 달리는 따로 화음이다. 단지 가창력만 좋아서 가수가 아니다. 무릇 가수라면 자기만의 개성이 있어야하고 그러자면 타고난 재능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장고의 세월을 거치면서 몸에 배인 세월의 무게가 경험치를 싣고 목청에서 터져 나올 때 공감을 주고 감동을 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장혜진이 슬픈 애상조의 곡조의 맥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면 다른 한편에서 동일한 감정적 호소력으로 혼연일체가 되어도 모자랄 예성의 가창은 그저 말쑥하게 다림질되어 있다. 일견 강타와 신혜성의 음성이 겹쳐지는 건 오만과 편견일까. “슈퍼주니어”의 일원인 예성의 가창력을 폄하해서가 아니다. 내면에서 나오는 호소력이 진심 어리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랄까. 세월의 이끼가 끼지 않은 소년과 나이테가 짙게 배인 여류가수의 합창이 “나는 가수다”의 연장선에서 홍보효과나 동방상승효과를 내보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둘의 하모니에 완전 동화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임재범과 신인 걸 그룹 중에서 그래도 노래 좀 한다는 누군가와의 하모니를 성사시킨다 한들 결과는 십중팔구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