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Music Communication IZM

In The Zone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2003

by 김소연

2003.11.01

20세기 말과 21세기 초, 그 세기를 가르는 시기를 내 세상인 듯 누렸던 틴팝 여가수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청각을 자극하는 말랑말랑한 곡들과 아직 고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비주얼을 지속하기에 그녀들은 이제 조금 늙었다(?). 게다가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변덕도 감당해내기 힘든 것이 사실.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의 최대 라이벌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lera)는 진작 옷을 벗어던지고 'Dirrty'한 'Fighter'로써 변신을 꾀했다.

브리트니도 역시 이전의 메가히트곡들인 'Baby one more time', 'Oops, I did it again'의 흡수력 강한 멜로디를 묻어둔 채 3집에서는 제목부터 도발적인 'I'm a slave for you'로 소녀(Girl)가 아닌, 여성(Woman)으로써의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소녀는 아니지만, 아직 여성은 아니었다. (I'm not a girl, not yet a woman.)

<In The Zone>에서 1981년생 브리트니는 본격적인 성인식을 치러내겠다는 각오다. 앨범 발표를 전후로 브리트니는 노출의 수위를 점점 높여왔고, 음악도 변화시켰다. 새 앨범의 음악은 댄스 가수인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정체성은 잃지 않았지만 'Baby one more time'과 'Crazy' 등을 듣고 자란 소년 소녀들은 'Oops'하고 외칠 만큼 커다란 전환의 국면을 마련했다.

주로 검은 힙 합 리듬을 강화시켰으며 일렉트로니카의 소리샘도 곳곳에 파 두었다. 또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곳곳에서 인도를 비롯한 동양적 사운드를 맛소금 뿌리듯 뿌려두었다는 것이다. 넘치는 그루브와 리듬감이 넘쳐나는 구역, <In The Zone>이다.

브리트니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마돈나가 피처링(featuring)을 요청해 화제를 모았던 첫 싱글 'Me against the music'은 힙 합 비트가 강하게 실려 있는 빠른 댄스곡이다. 강한 섹스어필이 느껴지면서 브리트니가 성인신고를 하고 있음을 단박에 눈치 챌 수 있다. 이 곡은 인도풍의 갖가지 사운드를 입혀 재 포장한 리믹스 버전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후속곡으로 내정된 '(I got that) Boom Boom'도 마찬가지. 잉 양 트윈스(Ying Yang Twins)의 래핑과 독특한 리듬이 강조 되어있다. 레게리듬과 남성 래핑, 시종일관 곡을 지배하는 리듬감이 두드러지는 'The hook up'도 돋보인다.

일렉트로니카적 요소를 곳곳에 심어두었음도 빼놓을 수 없다. 'Toxic'이 대표적으로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담아냈다. 'Touch of my hand'도 한없이 속삭이면서도 때때로 쥐어짜는 듯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이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에 잘 섞여있다.

확실히 변화했고, 확실히 발전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새콤달콤한 10대 취향 팝 넘버들도 오래갈 수 없지만 강한 섹스어필도 근본적으로 수명은 짧다는 것. 마돈나와의 합작, 알켈리(R. Kelly), 피디디(P. Diddy), 매트릭스 트리오(The matrix trio) 등 유수의 작곡가들과 뮤지션들이 꾸며준 앨범이며 분명 앨범의 완성도가 상승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이 앨범, <In The Zone>의 이후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중적 환영을 못 받을 시에는 천하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라도 다시 옷을 주워 입고 '상업자본에 좌우되는 틴팝 걸'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또 한번 보여주는 격이 될 지도 모른다.

-수록곡-

1. Me against the music (feat. Madonna)

2. (I've got that) Boom boom (feat. Ying Yang)

3. Showdown

4. Breathe on me

5. Early mornin'

6. Toxic

7. Outrageous

8. Touch of my hand

9. The hook up

10. Shadow

11. Brave new gi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