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함께 디즈니 출신 틴 팝 스타로 나란히 주목 받았지만 이들의 음악적 출발점은 서로 달랐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10대들을 위한 버블 팝에 집중했다면, 그는 수록곡 대부분을 진한 소울의 흑인 음악으로 채웠다. 사전 정보 없이 음악만을 접했다면 백인 가수임을 눈치 채기 힘들 정도로 성숙한 알앤비 감성을 선보였다. 아이돌 스타로 출발했지만 음악은 진중한 블루-아이드 소울(blue-eyed soul)이었던 것이다.
물론, 휘트니 휴스턴 이후 최초로 데뷔 앨범에서 3곡의 넘버원 싱글을 배출하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 팝 넘버들 덕이었다. 차트 1위를 수성한 ‘Genie in a bottle’, ‘What a girl wants’, ‘Come on over baby (All I want is you)’은 캐치한 멜로디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웰 메이드 틴 팝이었다. 10대 디바의 틴 팝은 금세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발매되는 족족 라디오를 강타하며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10대의 풋풋한 감성으로 부르는 소녀의 팝이었지만 동시에 탄탄한 가창력을 겸비해 인종과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았다.
트렌디한 팝 싱글들이 앨범의 인기를 견인했다면, 음악적 내실을 다진 것은 소울풀한 수록곡들이었다. 올포원(All-4-One)의 원곡을 커버해 차트 3위까지 올랐던 ‘I turn to you’, 디즈니의 <뮬란> 주제가로 사용된 ‘Reflection’은 10대 소녀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섬세한 표현력과 파워풀한 성량으로 앨범의 중심축을 지탱했다. ‘So emotional’, ‘Somebody’s Somebody’, ‘Obvious’ 등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와 같은 선배 디바들을 연상시키는 풍성한 알앤비 트랙들은 그를 단순 라이징 틴팝 스타가 아닌 차세대 디바로 격상시켰다. 앳되고 예쁘장한 소녀가 부르는 힘 있는 소울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새로운 디바의 등장을 전 세계는 환영했고 앨범은 각 국 차트 정상에 오르며 16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듬해에는 라이벌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나란히 그래미 신인상 후보에 올라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톱 아이돌 스타의 인기를 구가하는 동시에 새 시대의 디바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그는 이 후 팔색조 같은 매력으로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며 개성 강한 대형 팝스타로 성장했다. 새 시대를 앞두고 테크노, 오토튠 등 음악계에 격동의 바람이 불던 때 그는 이 앨범으로 변하지 않는 목소리의 가치를 증명했다.
-수록곡-
1. Genie in a bottle [추천]
2. What a girl wants
3. I turn to you [추천]
4. So emotional
5. Come on over baby (All I want is you) [추천]
6. Reflection [추천]
7. Love for all seasons
8. Somebody’s somebody
9. When you put your hands on me
10. Blessed [추천]
11. Love will find a way
12. Obvious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