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로 알려진 싱어들조차도 너나 할 것 없이 매끈한 일렉트릭 사운드에 자신의 소리를 이입시키기에 열중하고 있다. 절대 가창력을 지닌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라도 시류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5번째 정규 앨범 < Lutos >의 발매 전 공개한 ‘Your body'에서 들려오는 소울풀한 목소리와 전자음의 동거는 유기적이지 못하다.
클럽튠이라면 그루비한 댄스 혹은 셔플 리듬, 그게 아니라면 이제는 말춤을 연상할 테지만 그 어느 장단에도 맞추기가 어렵다. ‘오로지 춤’만을 위한 곡이 아닐 테지만, 고음부로 치고 올라갈수록 연신 늑장 부리는 듯 보컬은 곡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다. 차라리 재생속도를 1.5배 정도 빠르게 진행하게 한다면 어땠을까 하는 망상까지 해본다.
그의 목소리는 곡의 주 무기로 사용될 때 제힘이 발휘되었다는 것은 그간의 수많은 히트곡에서 증명되었다. 하지만 작품에서는 그저 곡을 이루는 하나의 요소일 뿐 주재료로 사용되지 않았다. 충분히 대중적인 목적으로 쓰인 악곡의 후크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이는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요소이며, 중독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녀의 미숙한 편승은 유효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