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Not myself tonight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
2010

by 홍혁의

2010.04.01

레이디 가가(Lady GaGa)를 의식했다는 심증이 강하게 든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여성 팝계의 트윈 타워를 구축했던 자타가 공인하는 우량주였다. 2008년 ‘Just dance’로 불세출의 문화 아이콘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4년 만에 발표한 새 싱글 ‘Not myself tonight’에서 지글거리는 신시사이저와 유로 팝 사운드는 레이디 가가를 필두로 융성한 여성 싱어들의 일렉트로 팝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베테랑 아길레라가 당돌한 신성에게 굴복했다고 단언하기에는 성급한 측면이 있다.


비록 요즘 트렌드에 비춰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비트위에서, 그녀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화통한 카리스마로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2002년 ‘Dirrty’부터 관능적으로 발산해 온 ‘Good girl gone bad’ 이미지는 이러한 그녀 특유의 다이나믹함이 받쳐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행적인 발언과 퍼포먼스로 심심치 않게 한국 팬에게 문화적 충격을 선사하는 레이디 가가의 영향력에 비쥬얼적인 요소가 일부 차지하고 있다면, 아길레라가 ‘Not myself tonight’에서 내세우는 고출력의 아리아는 분명한 변별적 자질을 가지고 있다. 후렴구에 반복되는 ‘I`m not the same girl’ 가사는 이번 싱글과 더불어 곧 발매될 정규 앨범을 관통하는 테제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홍혁의(hyukeui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