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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이
신화
2016

by 정민재

2016.10.01

관록의 아이돌, 신화의 스탠스는 유연하다. ‘Venus’와 ‘This love’, ‘표적’으로 이어진 최근 궤적이 전성기 못지않은 강렬한 댄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뜻밖에도 한껏 힘을 뺀 알앤비다. 곡에 담긴 팀의 색깔은 근래 이들이 발표한 리드 싱글 중 가장 희미하다. 특유의 보컬과 랩의 운용이 아니었다면 신화의 노래임을 단번에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


컴백 전 색다른 면모를 보이겠다는 전략은 성공적이다. 여유로운 비트와 건반, 기타 중심의 유려한 짜임새는 트렌드에 적확히 부합한다. 금세 귀에 꽂히는 후렴은 이번에도 탁월하다. 한결 산뜻해진 외양에 비해 수년째 답보 상태인 가창이 다소 부조화를 이루지만, 브랜드의 건재를 알리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와 같은 끊임없는 음악적 수용이 지금의 ‘장수(長壽) 아이돌’을 가능케 했다.

정민재(minjaej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