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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th Anniversary - RUN
신화
2008

by 김두완

2008.05.01

그룹 신화가 올해로 데뷔 10년째를 맞았다. 이젠 노장 그룹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정규앨범 발매도 이번으로 벌써 9번째다. 게다가 멤버들 가운데 신혜성과 이민우, 김동완 등은 이미 솔로 가수로도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상태고, 그동안 뒤로 물러서 있던 앤디와 전진도 올해에 첫 독집음반을 발매했다. 이들의 왕성한 활동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긴 시간 동안 그룹 신화가 대중음악사에 남긴 발자취는 뚜렷하지 않다. 아직까진 그렇다. 지금껏 그들이 탄생시킨 히트곡들을 따져보면 모두 평범한 수준에서 '오십보백보'인 게 사실이다. 대표곡으로 손색이 없는 'T. O. P.'(1999), '너의 결혼식'(2002), 'Brand new'(2004) 같은 경우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데엔 실패했다. 멤버들의 솔로 활동으로 눈길을 돌려도 상황은 나아질 것이 없다.

이번에 새로 나온 앨범도 평이하긴 마찬가지다. 6명의 구성원들이 활동기간에 버금가는 노련미를 풍기는 것도 아닌데다 생각보다 짧게 구성된 작품 자체도 대중음악으로서 밋밋한 편이다. 앨범완성을 위해 여러 작곡가가 초빙되거나, 간혹 멤버 스스로가 창작자의 위치에 서는 것도 그래서 더욱 화젯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아쉬움이 큰 건 후자의 경우다. 타이틀곡 'Run'에서 드러나는 이민우의 작곡 방식은 솔로 때처럼 힘이 잔뜩 들어가 있고, 에릭이 야심차게 작업한 두 곡도 미국 트렌드를 쫓기에 급급해 보인다('Free style #1', 'We can get in on'). 여러 해 전부터 시작된 멤버들의 끊임없는 도전이 아직까지도 높은 작품성을 낳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그들에겐 난제인 셈이다.

이미 신화의 이름 앞엔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들이 아이돌 밴드로서 전례 없는 생명력을 지닌 건 분명 특기할 만한 사실이다. 그러나 가수 또는 음악인이라는 직함으로 여섯 멤버가 이뤄낸 건 그다지 거창해 보이지 않는다. 아이돌 밴드란 결국 자승자박될 수밖에 없는 집단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수록곡-
1. Last train home (작사 / 작곡 Vink)
2. Voyage (Vink / Vink)
3. 다시 한 번만 (최갑원 / 김재석)
4. Free style #1 (에릭 / 에릭)
5. Run (이민우 / 이민우)
6. 2 ma luv... (장준호, 박장근 / 장준호)
7. We can get in on feat. David Kim (에릭, 데이비드 김 / 에릭)
8. So in love (이민우 / 권태은)
9. 기억나니?
10. 아직 못 다한 이야기 (이상인 / 이상인)

프로듀서 : 박권영, 이장언
김두완(ddoobar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