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의 정점이라 할 수 있었던 < Black Holes And Revelations >(2006) 이후부터는 팬들의 반응도 갈리기 시작했다. < The Resistance >(2009)는 음악 행보를 집대성한 ‘야심작’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 The 2nd Law >(2012)는 과했다. 외도나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음악적 완성도를 떠나서 최근 활동에 그리 달갑지 않은 ‘한눈팔기’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이를 의식했는지 일곱 번째 작품 < Drones >에 대해 메튜 벨라미(Matthew Bellamy)는 현재의 노선과 연결고리를 잇는 회귀를 선언했다.
초기 사운드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대로다. 분명히 근래의 스타일보다는 ‘잘 들리는’ 트랙이다. 현재 이들의 인기라면 이 정도만 하더라도 넓은 아량을 가진 팬들의 환대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미 이런 작풍의 뮤즈를 지겹도록 들어왔다. 신곡 ‘Psycho’는 ‘Uprising’의 신디사이져 레이어를 삭제한 재해석 버전으로까지 들리는 기시감이 든다. 그 외에 수많은 곡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온전하게 제자리를 찾았다고 보기엔 모순당착에 빠졌다는 인상이다. 뮤즈에게 컷 앤 페이스트(Cut & Paste)는 어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