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에도 지속적인 음반과 공연 활동으로 언제나 돌아왔지만 이번은 제대로 ‘돌아온 보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전성기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브랜드는 말할 필요 없이 포효하는 미국적 로큰롤이다. ‘Born to run’, ‘Hungry heart’, ‘Born in the USA’가 말해주는 그의 에너지 넘치는 업 템포 로큰롤은 그의 매니저인 존 랜도로 하여금 평론가 시절 ‘로큰롤의 미래를 봤다!’는 고성(高聲)을 토하게 했다.
움츠린 사람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을 가진 그의 록은 누군가의 표현대로 ‘부활의 음악’이다. 부활의 원천은 사운드만이 아니라 한사코 ‘노동계급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면서 미국 정부와 권력의 반성을 촉구하는 좌파적 메시지에 있다. ‘블루 컬러의 대변인’이란 위상에서 보스란 별명이 나왔다.
신보는 그간의 차분한 기조에서 벗어나 전성기 시절의 강성 사운드와 메시지로 복귀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컴백’이다. 롤링스톤 지의 베테랑 평론가 데이비드 프릭은 “브루스가 만든 앨범 가운데 음악적으로 가장 소용돌이치는 앨범”이란 리뷰를 썼다. 이 잡지는 앨범에 만점인 별 다섯 개를 줬다.
앨범과 동명의 ‘Wrecking ball’을 비롯해 ‘We take care of our own’, ‘Shackled and drawn’ 등 대놓고 지른 곡 말고 ‘Jack of all trades’와 ‘You've got it’과 같은 어쿠스틱 질감의 노래들도 클라이맥스 대목에서는 끝내 목청과 연주의 볼륨을 높이고 만다. 숨을 쉬지 않고 힘을 연결해 터뜨리는 파워 보컬의 ‘Death to my hometown’은 노화에 대한 우려를 잠재운다. (1949년생인 그는 우리 나이로 64세다)
사운드의 이음새를 만들어내려는 루프(loop) 사용의 극대화와 첫 싱글 ‘We take care of our own’이 보여주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스트링 섹션 강화 역시 백업 밴드 이 스트리트(E Street) 밴드와 마찬가지로 소리의 덩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이다. 과거 ‘월 오브 사운드(Wall of sound)와 작법이 기본적으로 같다.
편곡은 다채롭다. ‘Rocky ground’는 조심스럽게 여성 미셀 무어의 느린 래핑을 시도했고 마지막 곡 ‘We are alive’는 아일랜드 포크의 냄새가 물씬하다. 앨범에서 돋보이는 ‘Land of hope and dreams’는 가스펠 풍으로 전개를 시작하며 후반부에는 지난해 사망한 이 스트리트 밴드의 골든 멤버 클레어렌스 클레몽스(Clarence Clemons)의 색소폰 연주를 들을 수 있다. ‘Jack of all trades’의 트럼펫 간주가 전해주듯 여러 곡에서 국가의례의 행진곡 스타일을 취한다. 미국적, 백인적인 느낌은 피할 수 없다.
메시지를 빼놓고 앨범의 진정성을 다룰 수 없다. 노동자계급에 천착해온 그는 근래 월가(Wall street) 점령 시위에 충격 받아 이력 최초로 ‘넥타이를 착용한 사람’ 즉 ‘화이트 컬러민중’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Easy money’, ‘Shackled and drawn’, ‘This depression’, ‘Rocky ground’ 등 노래 제목에 이미 뚜렷하듯 재정위기, 분배 불평등과 같은 처참한 경제현실을 통타한다. 소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극히 브루스 스프링스틴다운 면모는 도탄에 빠진 민중의 눈을 가리고 마냥 희망을 설파하는 긍정심리학이 아니라 고통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꿈을 지키라는 후반 수록곡의 결론에서 읽을 수 있다. 아무리 고달파도 미국은 여전히 희망과 꿈의 땅이며 우리는 살아있다는 것이다. 쇠락이 계속된다 하더라도 우리의 희망이 끝나는 법은 없다. 음악적 창의와 새로움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앨범의 감동이 있다. Land of hope and dreams! We are alive!!
-수록곡-
1. We take care of our own
2. Easy money
3. Shackled and drawn
4. Jack of all trades [추천]
5. Death to my hometown [추천]
6. This depression
7. Wrecking ball [추천]
8. You've got it
9. Rocky ground
10. Land of hope and dreams [추천]
11. We are alive
(작사 작곡 브루스 스프링스틴)
(프로듀서 론 아니엘로, 브루스 스프링스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