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화 분위기는 한층 업되었고, 힘과 응어리는 더욱 단단해졌다. 보스의 음악은 역시 이래야 한다. 그에겐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할 말, 바람, 목표, 희망이 느껴진다. 그리고 들뜨는 열정, 자신감, 추진력이 느껴진다. 보통 사람들의 세상을 향한 문제의식을 이렇게 강렬하고, 간절하게, ‘항거하듯’ 부르는 사람은 없다. 그의 나이 58세인데도!
김진성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직감적으로 타미 튜톤(Tommy Tutone)의 빅 히트 싱글 ‘867-5309/Jenny’(1982 주류 록 차트 1위)에서 기타 리프를 빌려온 것처럼 매우 흡사한 느낌이다. 유사성 시비는 그러나 여기까지. ‘Radio nowhere’는 외로움과 절박함으로 점철된 팝의 그 어떤 개념적 접근도 불식시킬 만큼, 겹겹이 드라이브를 거는 멀티-플레이어들의 초강력 록 사운드로 시종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보컬, 기타, 키보드, 색소폰까지 사운드의 층을 두텁게 만들어 충만감을 주는 게 이 곡만의 장기. “보스”의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 작품들을 상기케 하는 첫 번째 싱글은 ‘Born in the USA, Pt.2’로 명명해도 무난할 정도. 무한한 신뢰를 결코 저버리지 않는 노장이 요즘 젊은 모던 로커들에게 한 수 가르쳐주는 미국 록 음악의 정수라 할 수 있겠다. 지나온 ’전성기’(Glory days)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의 절정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박효재 노익장이란 말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단순한 로큰롤 리듬을 타고 터져 나오는 거친 목소리는 말 그대로 원초적 본능을 자극한다. 기타 노이즈와 색소폰이 어우러진 강성의 사운드는 바짝 날이 서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묵직한 저음은 그러한 날을 지그시 누르면서도 추진력을 잃지 않는다. 오랜 세월 축적된 내공이 초연히 빛나는 결정적 순간이 아닌가 싶다. 분명 어디에도 없는 소리다.
김태형 < Born In The U.S.A. > 이후로 23년이 흘렀고 시대도 많이 달라졌다. 물론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이 스트리트 밴드(E Street Band) 멤버간의 상호작용과 사운드도 변모했다. 이들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잔뜩 흥분에 가득 찬 표정과 연주가 떠오르기보다 지나침이 없는 베테랑다운 여유가 풍부한 느낌을 주는 것이 < Magic > 앨범의 전체적인 인상이다. 하지만 낡아빠진 청바지와 도시의 뒷골목을 질주하는 고물 자동차의 이미지가 만나는 이들 음악의 원형질은 ’Radio nowhere’에 그대로 살아 있다. 근래 들었던 어떤 음악 보다 싱글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디테일한 이야기나 뚜렷한 정치적 발언 보다 정확하게 맞춰지지 않은 주파수에서 잡히는 진짜 로큰롤의 매력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는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