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이 돌아왔다. 꼬박 10년 만이다. 최근 발매된 열두 번째 정규 앨범의 리드 싱글 ‘She was’는 기억 속 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온기로 모두를 품는다. 변함없는 목소리와 고운 멜로디, 비애와 연정이 교차하는 노랫말 그리고 잘 다듬어진 소리의 힘. 디스코그래피의 익숙한 잔상을 잇는 한편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오늘의 외침을 택한 방향으로 특이점을 남긴다. 마냥 ‘돌아온 신승훈 표 발라드’로 남기에는 말 그대로의 진정(眞情)이 남긴 여운이 반갑다.
‘수줍게 꿈을 말하던 그 소녀는 그 꿈이 이뤄졌을까요 / 길 잃은 듯 휘청인 날도 그댈 피워낸 계절이겠죠’ 1990년 등장 이후 지난 35년을 함께한 팬들에게 보내는 헌사 혹은 우리네 어머니, 누군가의 아내를 그린 듯한 가사는 일종의 소야곡처럼 와닿으며 무던히 흐르는 선율을 끌어올린다. 공들인 음향을 제하면 음악적으로는 평이하여 한 걸음 떨어져 작품 전반의 교각으로써 기능할 공산이 커 보이나 그의 이름을 상기하는 선발대 역으로는 충분하다. 자극과 도발로 칠갑된 시류 속 음악의 핵심은 결국 마음을 울리는 데 있음을 일깨울 필요한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