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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를 켜봐요
신승훈
2008

by 윤지훈

2008.10.01

새삼스러울 수도 있는 이름, 신승훈이 최근 화제다. ‘발라드의 황제’였던 그가 ‘록’으로 장르적인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여심을 울려왔던 부드러운 목소리의 그가 거친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는 록에 손을 댄다는 것만으로도 화제성은 충분하다.


혹시나 신승훈의 색이 오염되지 않을까 걱정했을 기존 팬들의 걱정은 접어두어도 될 것 같다. 정확히는 ‘모던 록’이다. ‘라디오를 켜봐요’는 비록 기타와 드럼 연주가 전면에 나서는 밴드 체제의 곡이지만, 신승훈의 발라드적 감수성은 해치지 않고 있으며 원태연이 쓴 노랫말 역시 기존의 연가(戀歌)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신승훈은 여전히 신승훈이다.


겉으로 드러난 변화보다는 내부의 움직임, 즉 마음가짐의 변화가 더 커 보인다. 일단 앨범 시대였던 90년대의 음악 영웅 신승훈도 포맷의 변화에 동감한 것 자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라디오를 켜봐요’가 수록된 < Radio Wave >는 ‘Unexpected Twist’라는 표제 아래 이어질 삼부작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신곡이 6곡이나 있어 싱글 보다는 EP로 보아야 할 것 같지만, 그렇다 해도 그에겐 이례적인 일이다.


그릇의 형태를 달리한 것과 동시에 내용물에도 차이점을 두었다. ‘라디오를 켜봐요’정도의 록 시도는 지금까지의 앨범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다만 전곡을 이 방식으로 채우고 방송을 통해 알리는 것은 음반의 구색으로 끼워 넣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다. 그것도 흔히 젊은 사운드라 말하는 ‘모던 록’으로 말이다.


더 이상 자신의 목소리가 신선하지 않은 이때에 신승훈은 접근법 자체를 달리하는 중요한 선택을 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라디오를 켜봐요’는 신승훈 다우면서도 신승훈 답지 않은 노래다. 그래서 새롭다.

윤지훈(lightblue124@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