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화 분명히 신승훈의 곡임을 체크하고 들었는데 얇고 예민한 목소리가 아닌 넓고 풍부한 목소리가 흘러나와서 놀랐다. 처음엔 노래를 잘못 튼 줄로 알았다. 소박하게 연가에 헌신하던 ‘대중 가수’로서의 의무감을 벗어던지고 너무도 자유롭게 삶과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이제 확연하게 ‘아티스트’의 면모가 보이기 시작한다. 점층적으로 감정을 격양시키다가 절정에 이르러서는 온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모습이 꼭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My way’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김진성 도입부부터 월드뮤직의 향기가 짙게 퍼진다. 자기반성과 성찰 그리고 기도하듯 희망과 바람을 담은 가사. 백 코러스 합창과 단체의 손뼉소리가 가세해 볼륨감이 커지면서 가스펠 음악적 느낌이 강조된다. 시종 반복적으로 연주되는 백 기타와 타악기의 리듬이 곡의 구조적 중심을 잡아주고 있어 특징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세월의 어제와 오늘을 노래하는 신승훈의 보컬에서 멋 부림이나 과장 아닌 편안함이 느껴진다. 교회음악과 월드음악의 성향이 교배돼 장쾌하게 펼쳐지는 연주가 압권!

신혜림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의 속편격 싱글. 가스펠적 분위기와 가사의 유려한 비유가 듣는 이들에게 바닥을 차고 오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곡이다. 무엇보다 신승훈의 보컬 연륜이 짙게 묻어나, 이제 ’발라드의 황태자’라는 수식어는 청춘 속으로 밀어넣을 때임을 알린다. 중견가수의 노련한 여유를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