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앞의 두 거장이 세 번째로 입을 맞췄다. 1983년 엘튼 존의 'I guess that's why they call it the blues'에서 하모니카를 불며 처음 만난 스티비 원더는 1985년 디온 워윅의 ‘That’s what friends are for’에서 하모니카 뿐 아니라 보컬로도 가세하며 글래디스 나이트, 엘튼 존과 함께 하모니를 이뤘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 사태로 < Farewell Yellow Brick Road > 투어를 멈춘 엘튼 존의 새 콜라보 음반에 참여하며 둘은 38년 만에 온전한 조화를 이룩했다.
< The Lockdown Sessions >, (적당히 의역하자면) 통제된 기간들과 제재받는 연주들이라는 이중적 제목처럼 코로나 대유행의 심정을 담은 작품은 음악계의 거리 두기와 봉쇄령을 역설하듯 두아 리파, 찰리 푸스, 고릴라즈, 릴 나스 엑스 등 화려한 인물들로 수를 놓는다. 1993년의 또 다른 협업 음반 < Duets >를 떠올리게 한다.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그루브한 리듬이 깔리고 두 거장이 각 절을 주고받는 사이 카니예 웨스트의 < Jesus Is King >에서 이름 날린 선데이 서비스 콰이어가 가스펠 사운드로 배경을 채우며 신령한 기운을 돋운다. 무엇보다 위로가 필요할 이 시기에 음악이 주는 감동이 자연스레 밀려오는 순간. 'Finish line'과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이 노래의 가사로 대신한다. '너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