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너마저는 따뜻한 기타 팝 멜로디 속에 일상의 언어를 넣어 날카로운 현실을 꿰뚫는다. 데뷔 앨범 < 보편적인 노래 >의 '앵콜요청금지'와 '보편적인 노래', '팔려 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쳇바퀴 인생을 덤덤히 털어놓는 2집 타이틀곡 '졸업', 싹이 움트는 계절에 빈손으로 남겨져 방황하는 '어른이'들을 위한 싱글 앨범 '잔인한 사월'은 세상에 그저 놓여있을 뿐인 사람들을 억지로 위로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의, 우리의 보편적인 삶과 감정을 그대로 그릴 뿐이다.
2년 만에 발표한 신곡 '혼자 살아요' 역시 현시대의 보편적인 일상을 보여준다. SNS가 떠오르고 독신 가구가 증가하면서 1인 미디어 콘텐츠(주로 ASMR과 브이로그, 먹방이다)가 활성화된 요즘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한다. 기성 매체들은 청년 세대에서 특히 지배적인 이 현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일쑤지만, 브로콜리너마저는 통통 튀는 기타, 브라스 사운드와 '반존대(존댓말과 반말을 섞어 쓰는 말투)'로 쓰인 가사로 소위 '꼰대'들의 언행 불일치를 꼬집는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띄어쓰기 한 번으로 뒤집어지는 세상에서 민폐 끼치지 않고 차라리 혼자 사는 삶을 택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판단하기보다 그런 삶도 있노라고 이야기하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언제나 모든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바로 브로콜리 너마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