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콜요청금지’의 여운이 감지되는 노래다. 일상 속의 작은 절망을 이야기했던 ‘앵콜요청금지’처럼 비참한 상황에서 부르는 노래는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행복은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아는 듯 쓸쓸함이 묻어난다. 함께하는 그 순간에도 영원함에 대해서 회의하는 브로콜리 너마저는 뼛속까지 슬픈 사람들인가보다.
첫 정규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이 될 작품의 시작은 이렇게 처연하다. 일체의 수식 없이 담담하게 부르는 목소리와 단촐한 연주만이 덩그러니 남은 체로. 낡은 의자의 삐그덕거림처럼 불편한 일렉기타 소리가 계속 귓가를 맴도는 것이 브로콜리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