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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너마저
2008

by 박효재

2009.01.01

‘앵콜요청금지’의 여운이 감지되는 노래다. 일상 속의 작은 절망을 이야기했던 ‘앵콜요청금지’처럼 비참한 상황에서 부르는 노래는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행복은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아는 듯 쓸쓸함이 묻어난다. 함께하는 그 순간에도 영원함에 대해서 회의하는 브로콜리 너마저는 뼛속까지 슬픈 사람들인가보다.


첫 정규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이 될 작품의 시작은 이렇게 처연하다. 일체의 수식 없이 담담하게 부르는 목소리와 단촐한 연주만이 덩그러니 남은 체로. 낡은 의자의 삐그덕거림처럼 불편한 일렉기타 소리가 계속 귓가를 맴도는 것이 브로콜리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것만 같다.

박효재(mann6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