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싱글은 3집을 시작하는 신호탄이다. '서두르면 넘어질 것 같아 천천히 걸었네'라는 가사처럼, 그들의 행보도 늘 '천천히' 진행되었다. 조근 조근하지만 할 말은 분명히 전하는 목소리와 에세이 같은 가사는 여전히 마음에 착 달라붙어 버린다. 하지만 1, 2집과 질감은 다르다. 구성과 보컬이 매우 안정적이다. 소년과 청년사이를 방황하던 앳된 목소리가 조금은 성숙하고 편안해졌다.
1절에선 기타가, 2절에선 건반이 단독으로 시작해 점점 악기가 쌓여가는 구성은 밋밋할 수 있는 보컬에 큰 지지대가 된다. 여기에 베이스 플루트가 연상되는 신디와 '우우우~'의 반복은 몽롱함을 한껏 더한다. 심플하고 유려한 사운드는 노래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의 메시지, ‘천천히’를 그대로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