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톤의 신시사이저가 부딪히며 고독이란 파열음을 내는 사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작했던 화자의 감정은 쉽사리 무너지고 만다. 제목이 가리키는 시간엔 보통 그렇다. 멀쩡한 듯 하다가도 상처의 쓰라림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그런 시간. 대비되는 음색의 신스 루프와 느릿한 리듬의 기타 연주는 지루할 수 있는 흐름을 온기 어린 무드로 탈바꿈시킨다. 그 와중에 물기 없는 쓸쓸함은 융진의 목소리를 만나 고즈넉하게 흘러갈 뿐. 모두가 공감할 만한 정서를 자신들만의 작법으로 200% 환기시키는 그 솜씨에 그룹의 존재이유가 다시 한 번 상기된다. 당분간은 누군가의 귓가에 계속 울려퍼질 새벽의 주제가.
새벽 한 시
캐스커(Casker)
2018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