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커의 음악에는 온기가 돈다. 박자는 규칙적인 맥박처럼 뛰며 목소리에선 파르르한 떨림이 느껴진다. 그 음악 안에는 신기하게도 일렉트로니카의 기계적인 감성이 아닌 인간적인 따스함이 존재한다.

새 싱글 ‘Your song'은 뭉뚝하고 오밀조밀한 전자음과 비이상적으로 차분한 융진의 보컬을 제대로 담아낸 싱글이다. 곡을 수놓는 비트와 겹겹이 덧씌워진 목소리는 서로의 역할 변경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담담하게 가성과 진성을 오락가락하는 보컬에선 사랑에 대한 갈급함이 없어 보인다. 그 역할을 ‘Your song'에선 입체적이고 연속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폭신한 비트가 대신하고 있다. 잔잔하지만 끊임없이 요동치는 전자음은 융진의 보컬을 어르고 부추기기를 반복하다 찬찬히 사그라지며 끝을 맺는다.

얼마 전 쓸쓸한 감성으로 가을을 재촉했던 이들은 또 한 번 계절의 감성을 담는데 성공했다. 곡에서 풍겨지는 인간적인 매력은 변함없지만, 그 감성을 표현하는 방법은 자못 신선하다. 올 겨울 가슴이 시리고 아려오는 이들에게 정갈하고 푸근한 위로가 되어줄 싱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