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의 알앤비 컬러들이 트랙리스트의 대다수에 녹아있다. 베이스와 퍼커션이 리듬을 주도하고 건반이 올라타서 만들어낸 'Soft and wet', 'Just as long as we're together', 'In love'와 같은 곡들의 펑키한 리프들에서는 펑크(funk)-디스코의 터치를 느낄 수 있고, 느릿한 템포의 사운드를 배경에 두고 보컬을 부각시킨 'Baby', 'Crazy'의 퍼포먼스에서는 어반 알앤비와 소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스타일의 전형과 경향에서 작법이 크게 벗어나지 않기에 곡들은 대체로 평범한 편이다. 'I'm yours'에 등장하는 로킹한 기타 솔로나 'Just as long as we're together'의 중후반부를 장식하는 긴 시간의 연주와 같은 특이점들을 제외하고서는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가치보다는 미래 가치에 < For You >는 그 의미를 두고 있다. 크레디트를 보자. 무엇보다도 혼자서 모든 악기의 소리를 뽑아냈다는 데에 눈길이 간다. 이 앨범에서 연주자는 프린스, 오직 단 한 명만 존재한다. 드럼과 베이스로 그루비한 리듬 라인을 심고, 기타로 절정의 솔로잉을 선사하며, 신시사이저로 각양의 소리를 주조해내는 그 모든 활동이 한 사람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프로듀싱 역시 그의 활동 영역 내에 자리해있다. 송라이팅은 물론 말할 것도 없다. 미니애폴리스에서 프린스를 발굴해낸 프로듀서, 크리스 문과 함께 쓴 'Soft and wet'만이 그 예외에 해당한다. 나머지 트랙들 모두 한 싱어송라이터가 작곡한 결과물이다. 곡을 만들고 사운드를 설계하는, 창작의 영역 그 전반을 스무 살도 채 되기 전에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잠재력을 확인한 자리다. 톡톡 튀는 재기가 보이는 'Soft and wet'가 'Just as long as we're together' 정도를 빼면 곡들 자체만으로는 이렇다 할 인상을 주지 못 하고 있지만, 아티스트의 수많은 재능이 관통하는 곳곳의 지점들이 적잖이 놀라움을 안긴다. 매끈한 알앤비 팝 러브송들을 모아놓은 결과물보다도, 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낸 어린 역량에 무게가 실리는 데뷔작이다.
-수록곡-
1. For you
2. In love
3. Soft and wet [추천]
4. Crazy you
5. Just as long as we're together [추천]
6. Baby
7. My love is forever
8. So blue
9. I'm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