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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You
프린스(Prince)
1978

by 이수호

2016.04.01

당대의 알앤비 컬러들이 트랙리스트의 대다수에 녹아있다. 베이스와 퍼커션이 리듬을 주도하고 건반이 올라타서 만들어낸 'Soft and wet', 'Just as long as we're together', 'In love'와 같은 곡들의 펑키한 리프들에서는 펑크(funk)-디스코의 터치를 느낄 수 있고, 느릿한 템포의 사운드를 배경에 두고 보컬을 부각시킨 'Baby', 'Crazy'의 퍼포먼스에서는 어반 알앤비와 소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스타일의 전형과 경향에서 작법이 크게 벗어나지 않기에 곡들은 대체로 평범한 편이다. 'I'm yours'에 등장하는 로킹한 기타 솔로나 'Just as long as we're together'의 중후반부를 장식하는 긴 시간의 연주와 같은 특이점들을 제외하고서는 크게 두드러지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가치보다는 미래 가치에 < For You >는 그 의미를 두고 있다. 크레디트를 보자. 무엇보다도 혼자서 모든 악기의 소리를 뽑아냈다는 데에 눈길이 간다. 이 앨범에서 연주자는 프린스, 오직 단 한 명만 존재한다. 드럼과 베이스로 그루비한 리듬 라인을 심고, 기타로 절정의 솔로잉을 선사하며, 신시사이저로 각양의 소리를 주조해내는 그 모든 활동이 한 사람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프로듀싱 역시 그의 활동 영역 내에 자리해있다. 송라이팅은 물론 말할 것도 없다. 미니애폴리스에서 프린스를 발굴해낸 프로듀서, 크리스 문과 함께 쓴 'Soft and wet'만이 그 예외에 해당한다. 나머지 트랙들 모두 한 싱어송라이터가 작곡한 결과물이다. 곡을 만들고 사운드를 설계하는, 창작의 영역 그 전반을 스무 살도 채 되기 전에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잠재력을 확인한 자리다. 톡톡 튀는 재기가 보이는 'Soft and wet'가 'Just as long as we're together' 정도를 빼면 곡들 자체만으로는 이렇다 할 인상을 주지 못 하고 있지만, 아티스트의 수많은 재능이 관통하는 곳곳의 지점들이 적잖이 놀라움을 안긴다. 매끈한 알앤비 팝 러브송들을 모아놓은 결과물보다도, 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낸 어린 역량에 무게가 실리는 데뷔작이다.

-수록곡-
1. For you
2. In love
3. Soft and wet [추천]
4. Crazy you
5. Just as long as we're together [추천]
6. Baby
7. My love is forever
8. So blue
9. I'm yours
이수호(howard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