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말에 스윗소로우가 등장했던 건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그들마저 없었다면 가요계는 '끝없는 소몰이 전쟁'에 지금까지도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이들 네 남자가 솔직한 창법과 깨끗한 화음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기에, 기획할 줄 몰랐던 기획사들도 잠시나마 각성의 기회를 얻었을 테다. 즉, 그룹의 데뷔작인 < Sweet Sorrow >(2005)는 그만큼 본보기가 될 수 있었다.
2년여 만에 발표된 신보에 음악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그래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드라마 < 연애시대 >를 수놓았던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2006)의 대중적 성공이, 그러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려 놨을 것이다.
스윗소로우는 지난번처럼 이번 2집 또한 자작곡으로만 채우고 있다. 제목으로 달린 'Sweetics'라는 조어처럼 그 안에 달콤 쌉싸래한 인생을 그려 넣었다. 발라드가 감싸 안은 슬픈 이별(타이틀 곡 '멀어져'), 보사노바가 꾸민 아기자기한 사랑('예뻐요'), 록으로 힘을 얻은 나의 미래('부딪쳐!'), 아카펠라와 어깨동무를 한 우리의 친구('Hey, buddy') 등, 그들은 여전히 다양한 음악 스타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매만지고 있다.
이번 앨범엔 그룹의 데뷔를 도왔던 정재일도 다시 만날 수 있다. 베이스 연주와 편곡을 중심으로 그는 여러 곡에 긴요한 숨을 불어넣고 있다. 그런 면에서 불안한 미래를 노래한 'Lost'는 정재일의 센스를 만끽할 수 있는 적절한 예시가 된다. 한편 작곡가 김형석과 롤러코스터의 지누는 각각 '애써'와 '내 님은 어디에'를 편곡하며 명장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한다.
스윗소로우의 지향점은 확실하다. 그들은 튀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자 한다. 상쾌한 화음으로 최적화된 대중가요 말이다. 그러나 좋은 승차감에 스릴이 없듯이 그들의 음악에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네 남자에게 음악적 파격이란 조금은 먼 이야기인 것 같다. 두 번째 만남에서도 그들은 미완의 대기로 다가올 뿐이다.
-수록곡-
1. 그대가 있어서
2. 사랑해
3. 멀어져
4. 스노클링
5. 예뻐요
6. 애써
7. Lost
8. 부딪쳐!
9. 내 님은 어디에
10. Hey, buddy
프로듀스 및 전곡 작사 작곡 : 스윗소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