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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 $exy $ongs 4 U
드레이크(Drake)
파티넥스트도어(PARTYNEXTDOOR)
2025

by 박승민

2025.02.20

뼈아픈 패배가 곧 커리어 종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Not like us’의 그래미 5관왕과 슈퍼볼 하프타임 쇼 직후 OVO의 두 캐나다 출신 아티스트가 내놓은 < $ome $exy $ongs 4 U >는 타격을 입었을지언정 드레이크의 체급이 건재함을 힙합 신 전체에 공표한다. 그러나 이는 퀄리티와는 별개의 문제다. 과한 볼륨과 트랙 간 들쭉날쭉한 완성도라는 근래 디스코그래피의 단점을 답습한 까닭이다.


기존 기조에 맞추어 몽환적인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중심에 두었으나 결과적으로 안이한 접근이 되었다. 익숙한 문법을 따르는 합작 곡은 아무런 감흥 없이 그저 흘러갈 뿐이다. ‘Preach’, ‘Recognize’ 등 과거부터 절묘한 합을 보여주었던 둘이지만 10년이 지난 현재의 모습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 신예 싱어 핌이 가창을 도맡은 ‘Pimme’s interlude’에 다다라서야 초반부의 지루함을 탈피한다는 대목에서 극명히 드러나는 단점이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의 질감을 살린 ’Die trying'을 제외한 전곡에서 뻔한 멜로디 라인과 플로우로 일관한 파티넥스트도어의 퍼포먼스가 아쉬움을 더한다.


때문에 역으로 전반적인 무드에서 벗어나 여러 실험을 꾀한 드레이크의 솔로 곡이 빛났다. 각각 마이애미 베이스와 섹시 드릴이라는 트렌드를 접목한 ‘Nokia’, ‘Glorious’가 그 예시다. < Dark Lane Demo Tapes >부터 < Honestly, Nevermind >까지 2020년대 들어 떠오르는 사운드를 적극 차용해 왔기에 이러한 시도가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플라멩코 ‘Meet your padre’처럼 장르에 매몰되어 통일성을 해치는 트랙도 존재하나 이 역시 전작 속 라틴 팝 ‘Gently’의 연장선이다.


초창기 랩 트랙의 색채를 띤 ‘Gimme a hug’에 제일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는 사실이 많은 뜻을 함의한다. 소울 샘플 위주의 빈번한 비트 스위치는 전성기 ‘Tuscan leather’를 연상케 하며, 비프에 연연하지 않고 파티에 맞는 음악으로 돌아가겠다는 가사가 본래 매력을 상기시킨다. 디스전에서 한발 물러나 자신의 가장 큰 무기를 내세우는 움직임이다.


위기감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음반이다. 한쪽에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었기에 결코 이상적인 합작이라고 할 수 없으며, 개중 소구력을 갖춘 곡조차 드레이크의 솔로작에 들어갈 트랙을 가져왔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이질적이다. 허나 재작년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 올랐던 ‘IDGAF’로 증명했듯 유행을 흡수하고 대중이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내놓는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에, 메이저 래퍼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강점은 여전하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쓰러질 것인가, 빼앗긴 왕좌를 탈환할 것인가. 운명은 다음 앨범에 달렸다.


-수록곡-

1. CN tower

2. Moth balls

3. Something about you

4. Crying in chanel (By Drake)

5. Spider-man superman

6. Deeper (By PARTYNEXTDOOR)

7. Small town fame (By Drake)

8. Pimmie’s dilemma (With Pim) [추천]

9. Brian steel (By Drake)

10. Gimme a hug (By Drake) [추천]

11. Raining in houston (By Drake)

12. Lasers

13. Meet your padre (With Chino Pascas)

14. Nokia (By Drake) [추천]

15. Die trying (With Yebba) [추천]

16. Somebody loves me

17. Celibacy

18. Omw

19. Glorious

20. When he’s gone

21. Greedy 

박승민(pvth05m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