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홍대 인디 흐름의 한 축을 이끌었던 타루의 새 싱글이다. ‘정류장’은 피아노 반주로 시작해 현악기와 드럼이 얹어지는 발라드의 전형을 따르면서, 두 번째 절을 대신해 보컬 없이 악기로만 구성된 간주 이후 등장하는 브릿지 파트를 통해 곡을 효과적으로 고조시킨다. 특히 후렴구의 선율을 반복하며 마무리하는 옛 방식을 재현해낸 일렉트로닉 기타 솔로 연주는 청자가 여운을 느낄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다.
답습으로 이어질 수 있던 형태의 중심을 잡는 것은 역시 목소리다. 다양한 매체의 OST에 참여해 대중에게 위로를 전달했던 그는 화려하게 전개되는 이번 곡에서도 홀로 감정을 절제하며 마주한 상황을 표현하기에 오히려 뚜렷하다. 오랫동안 한자리에 머물며 쌓아 올린 아티스트의 진심이 포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