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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el
타루(Taru)
2013

by 허보영

2013.04.01

헤어짐에서 오는 이별과 그리움, 연민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연애사에 흔하디흔한 것이 헤어짐이라지만, 그 순간만큼은 어느 누구도 침착할 수 없다. 아니 이를 감지하는 순간부터 참혹한 터널의 시작이다. 사랑한 기간이 길었건 짧았건, 추억이 많든 적든 간에 이 비극 앞에서는 모두 미아가 된다.


툭툭 던지며 말하는 듯 부르는 타루의 보컬이 이 같은 면모를 더욱더 상기시킨다. 아무렇지 않아 보일수록, 담담하게 들릴수록 사람들은 자신만의 기억에 빠져드는 법이기 때문이다. 오래전 연인에게 조심스레 안부를 묻다가도 어느 샌가 그리움이 흘러넘치는 모습, 문득 찾아온 내면의 무너짐은 어느덧 공감의 매개체가 되어 예전의 기억을 상기시키곤 한다.


괜한 안부 물어보기, 아릿한 추억 되새기기, 그리움의 증폭, 그리고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순환과 같은 하나의 장면. 이토록 익숙한 슬픔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진부해 보일수도 있지만, 한정적인 코드의 흐름 안에서도 레이첼(Rachel)은 그리움의 흔적을 가진 자들을 자신의 손길로 아우른다. 이별도 다 같은 이별이 아니라는 한마디를 남기면서.

허보영(stylish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