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침한 신시사이저와 ‘드레이크 스타일’ 래핑은 이번에도 괜찮은 궁합을 뽐낸다. 힘을 쫙 빼고 나른하게 내뱉는 랩이 흐릿한 듯 명료한, 은근히 중독성 있는 훅 라인을 그려낸다. 트랩을 가미한 다른 드레이크 곡들과 다른 점이라면 자잘하게 쪼개지 않은 비트. 특히 네 번씩 정직하게 떨어지는 하이햇이 곡에 딱 알맞은 정도의 리듬감을 입힌다. 반복되는 신시사이저와 간소화한 드럼으로 덜어낸 사운드의 공간감을 날카로운 저음으로 채우며 나름대로 소리의 풍성함을 챙겼다.
‘God's plan'의 가사는 꽤 많은 지점에서 스웩(Swag)에 닿아 있지만, 다른 래퍼들의 ‘스웩 송’들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구태여 ‘내가 최고’라며 요란하게 떠들지 않아도 되는 진정한 강자의 여유로움일까. 연민의 감정이 구석구석에 묻어 있는 가사와,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한 따뜻함이 넘치는 뮤직비디오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굳는다. 공격적이거나 오만하지 않으면서도 퀄리티 높은 힙합 신곡을 찾는다면 강력하게 추천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