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에게 더 이상 ‘Sunday morning’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데뷔 이후 꾸준히 방향을 틀어가며 트렌드에 걸맞은 좋은 싱글도 여럿 배출하지 않았나. ‘Don’t wanna know’는 사정이 다르다. 철 지난 트로피컬 사운드와 유치한 가사, 중독을 강요하는 단순한 후렴구 모두 체급 이하다. 이 노래엔 ‘Sugar’의 유려한 흐름도, ‘Moves like Jagger (feat. Christina Aguilera)’와 ‘Payphone (feat. Wiz Khalifa)’이 뽐냈던 캐치한 훅도 존재하지 않는다. 팝 밴드로의 전향 후에도 상당했던 멜로디 메이킹이 자취를 감췄다.
리듬과 사운드 구성 역시 빈약하긴 마찬가지. 진부한 장르 선택은 차치해도, 지루할 정도로 단순한 비트에 맥이 풀린다. 이미 충분히 소모된 트로피컬 하우스를 뒤늦게 꺼내든 당위가 부족하다. 애덤 리바인의 보컬, 켄드릭 라마의 랩 또한 이렇다 할 소구력이 없다. 그동안 밴드의 계속된 체질 변화와 경량화의 호오를 떠나, 부정하기 힘들었던 것은 음악의 흡인력이었다. 이번만큼은 분명히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