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이 앨범 '쪼개내기'를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났다. 전략은 대단히 성공적이다. 음원 성적 상위권에 여전히 그들의 싱글이 줄줄이 올라와 있고, 다른 가수는 2,3주면 끝나는 활동기간도 자연스럽게 연장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전곡이 타이틀이라는 음악적 '자존심'과 대체 불가한 '위치'를 더욱 공고히 만든다.
현재 발매방식은 '1+1'으로 '대중지향적인 곡'과 시도를 더한 '실험작'들이 묶여 나온다. '맨정신'의 경우는 지극히 빅뱅 히트 공식을 대입한 곡이다. 도발적인 랩을 지드래곤과 탑이 대구법처럼 주고 받고, 뽕끼 아니 귀에 잘들어오는 멜로디를 태양, 대성, 승리가 스타일대로 나눠 부르는 방식, 과격하게 전개하다가 절정에서의 분위기 반전. 익숙하고 정형화된 가공방식이지만 사운드에 들인 극진한 정성덕분에 유려하고 매끄럽게 곡은 포장된다.
틀에 박힌 빅뱅 '이론' 때문에 더 원티드(The Wanted)의 ‘Glad you came’과의 표절 시비를 꺼낼 필요도 없이 ‘맨정신‘은 고루하다. 지드래곤의 솔로작 ‘삐딱하게’의 빅뱅 버전이며 비행을 '가장'한 일편단심 신파극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이 노래의 역할은 지대하다. 빅뱅의 인기와 전술, 그리고 같은 앨범에 수록된 ‘If you’를 떠받치는 안전한 지지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