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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el Heart
마돈나(Madonna)
2015

by 소승근

2015.04.01

두려움 없는 아티스트, 마돈나의 13번째 도전


마돈나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거나 음악의 트렌드를 선도한 적이 없다. 다른 곳에서, 다른 아티스트들이 시도한 새로운 스타일을 발 빠르게, 실험적이지만 보편성을 담보하며 마돈나화(化)시켜서 사람들에게 전파했다. 40살에 테크노와 일렉트로니카를 끌어안은 < Ray Of Light >이 그 신호탄이었다. 물리적인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의도적으로 역행하며 당대의 유행을 흡수해서 음악의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킨 '팝의 여왕' 마돈나는 13번째 정규 앨범 < Rebel Heart >에서도 변화에 대한 자신의 문법을 대입하며 저 높은 곳에서 음악 동료들과 후배들을 아래로 굽어보고 있다.


마돈나는 겸손하다. < Ray Of Light >부터 시작된 낯선 음악 여정을 위해서 그는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을 초대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로부터 모르는 것을 배웠고, 모자란 것을 채웠다. 이번 음반 < Rebel Heart >에서도 디플로, 니키 미나즈, 카니에 웨스트, 아비치 등과 함께 새로움에 대한 갈증 해결을 추구했다.


바로 이 지점이 위대한 댄스 가수 마돈나의 후반기 작품들을 오리걸음처럼 삐걱거리게 만든 원인이다. 과도한 협연은 마돈나의 창작력을 벗어나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됐고, 그 중심에 정좌하고 있어야 할 마돈나의 무게감은 절삭됐다. 또한 새로움에 대한 강박감은 부자연스런 멜로디로 채워졌고 그 빈 공간은 악기와 효과음, 이미지로 변환됐다. < Ray Of Light >과 < Music > 이후에 발표한 < Confessions On A Dance Floor >와 < MDNA >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노래는 많지 않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 Rebel Heart >를 채우고 있는 미디움 템포의 곡들은 마돈나의 연륜과 여유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도하게 활용한 일렉트로닉과 거친 덥스텝 질감으로 뒤덮인 실험성과 조급함도 품고 있다. 전자음으로 창조된 < Rebel Heart >의 어두운 고딕 사운드는 < Ray Of Light >의 연장선에 위치한다.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마돈나는 1989년도 앨범 < Like A Prayer >부터 종교와 세속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즐겼고 이번 음반 역시 그 은밀한 밀회를 조율한다. 'Devil pray'와 'Holy water', 'Wash all over me', 'Messiah' 그리고 대칭점에 선 'S.E.X.', 'Bitch I'm Madonna', 'Unapologetic bitch'는 마돈나의 복잡한 영혼과 정신을 드러낸다.


오랫동안 전자음으로 댄스뮤직을 들려준 마돈나의 이번 13번째 앨범에서 가장 마돈나다운 곡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어쿠스틱 느낌의 음반 타이틀 'Rebel heart'다. 그의 역발상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대중을 압도하고 예상을 빗나간다. 경륜과 자신감이 배어 있는 보컬은 일렉트로닉과 덥스텝으로 휩싸인 < Rebel Heart >에서 가장 명징한 울림을 전달하며 자연스런 멜로디는 관록의 음악을 들려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왔던 마돈나에게 < Rebel Heart >는 안타깝게도 그 관성의 법칙에 갇혀있다.


-수록곡-

1. Living for love [추천]

2. Devil pray

3. Ghosttown

4. Unapologetic bitch

5. Illuminati

6. Bitch I'm Madonna

7. Hold tight

8. Joan of Arc [추천]

9. Iconic

10. HeartBreakCity

11. Body shop

12. Holy water

13. Inside out

14. Wash all over me

15. Best night

16. Veni vidi vici

17. S.E.X.

18. Messiah

19. Rebel heart [추천]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