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Madonna)는 지금껏 유행을 창출하고 선도한 엔터테인먼트계의 여왕으로 군림해왔지만 동시대의 경향 파도타기에도 능한 가수다. < Like a Prayer >(1989)에서 록의 성향을 강하게 표출한 그는 < Ray of Light >(1998)서부터 전자음악의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 American Life >(2003)에선 정치사회적 어조를 실긴 했으나 1990년대 후반 테크노가 대세를 점유하면서 일렉트로니카로 통칭된 전자사운드로의 물타기는 디스코로 눈을 돌린 < Confession on A Dance Floor >(2005)와 < Music >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알다시피 거기엔 항상 리듬의 향연이 펼쳐졌다. 최신 싱글 '4분'(4 minutes)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이번엔 최신의 히트 리듬메이커인 프로듀서 팀발랜드(Timbaland)의 힙합 바운스 에너지를 충전하고 틴 아이돌스타에서 아티스트로 입지를 굳힌 저스틴 팀벌레이크(Justin Timberlake)의 지원을 받았을 뿐. 대중성향을 추격하는 팝음악의 여왕임을 여실히 증명한다. 실로 명민한 선택이다. 반면 넬리 퍼타도(Nelly Furtado)와 뷰욕(Bjork)을 거쳐 마돈나까지 주무른 팀발랜드의 마당발 음악색이 너무도 당연시되어 들려온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라 할 수 있겠다. 정상과 최고가 만나 일궈낸 묘한 중독성을 거부하긴 어렵겠지만.
김진성(jinsung@izm.co.kr)
팀발랜드의 연속 상승세는 '4 minutes'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4 minutes'는 팀발랜드가 몇 년 사이 작업한 결과물들 중 가장 괜찮은 축에 속한다. 리듬, 멜로디, 스타일, 화려함 중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고, '디스코'에서 '힙합'으로의 급격한 스타일 전향도 삐걱거림 없이 안정되게 해냈다. 전 앨범에서 보이던 나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기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그렇게 해서 나온 곡이 완전히 새로우면서도 대단히 매력적이기는 더욱 힘들다. '4 minutes'는 두 개를 다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