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는 왜’ 옥상달빛과 손을 잡았을까. 아무래도 범람하는 아이돌의 틈바구니 속에서 내놓은 나름의 자구책이었을 것이다. 아이돌과 인디의 합작, 이 얼마나 있어 보이는 명함인가. 그런 전제하에서 탄생한 이 싱글은 결과적으로 패착에 가깝다. 둘 간의 조합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어떠한 설득력도 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이질적인 것은 두 팀이 보여주는 보컬간의 상성이다. 하던 대로 하다보니 한 쪽은 흐름에 맞지 않게 과하고 한쪽은 그 음색에 눌려 코러스로 전락하고 만다. 동등한 존재감을 통해 예상외의 하모니를 선보여야 했는데, 이것이 엇나가며 심한 밸런스 붕괴만 남겼다. 눈을 번쩍 뜨이게 할 기획도 중요하지만, 귀를 활짝 열게 할 음악적 완성도를 더욱 우선시해야 하지 않을까. 잠시간의 외도가 남긴 것은 결국 하던 것에 대한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