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신 만큼이나 많다는 홍대여신들의 스타일을 잠시 스케치해보자. 여백을 채우는 어쿠스틱 악기와 예쁜 목소리, 감성적인 노랫말까지, 겉으로 보면 옥상달빛도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의외로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옥상달빛의 풍경처럼 그들의 음악도 낯익고 보편적이다. 이런 표준성은 거부감이 적고, 누구나 포섭할 수 있다는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
옥상달빛이 전형적이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셔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반짝거리게 하는 것에 눌러져야 한다. 이들에게 보이는 특별한 현상은 공감도 높은 가사다. '없는 게 메리트'라는 당찬 배포와 외로움을 상황제시만으로 그려낸 '똥개 훈련'에서 이 점은 분명히 캡처된다. 이들의 음악을 밝고 생동감 있게 꾸미는 것은 그것이 넋두리이든 고마움이든 빙 둘러 말하지 않는 리얼리티에 있다. (그래서 인지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도 있다.)
정규앨범은 EP < 옥탑라됴 >의 권역을 더욱 넓게 확장시켰다. 키보드, 기타, 멜로디언, 실로폰 등 단출한 악기구성은 일렉기타와 퍼커션, 브라스를 만나 더욱 촘촘해졌다. 사운드의 안정감은 곡의 완성도도 함께 높인다. 특히 앨범 반 토막 가까이 등장하는 트럼펫과 트럼본의 울림은 따뜻하고 풍성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작위적이거나 귀여움을 빼고 한번 누른 듯 한 목소리도 듣기 편하다. 여기에 다음 곡을 라디오 형식으로 소개하는 옥탑라됴도 면면히 이어져 라디오DJ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유지한다.
옥상달빛은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게 음악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것은 귀중한 감각이자 함정이 되기도 한다. 라이브 버전을 수록한 '25'와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는 메시지와 직설화법의 적당한 타협으로 너무 가볍게 휘발되어 버린다.
'Dalmoon'에서의 안정감 있는 도입을 지나면 '없는 게 메리트'에서 이들의 활기찬 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앨범의 하이라이트와 반전은 '그래야 할 때(Strimg Ver)'가 아닐까. 현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강한 전주와 드라마틱한 편곡은 원곡을 훌쩍 넘어, 달까지 흘러갈 듯 솟아오른다. 앨범 내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그들의 가능성만큼은 확실하게 증명한다.
-수록곡-
1. Dalmoon [추천]
2. 안무
3. 없는 게 메리트 [추천]
4. 보호해줘
5. 그래야 할 때
6. 25
7. 수고했어. 오늘도
8. 똥개훈련 [추천]
9. 고요한
10. 옥탑라됴2
11.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
12. 그래야할 때 (Strimg Ver)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