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이라는 이름표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덧 중반부에 접어든 느낌이다. 이런 어렴풋한 느낌과는 달리 옥상달빛의 앨범은 사실상 EP 앨범 < 옥탑라됴 >와 1집 < 28 > 두 장이 전부다. 물론 2년차를 좀 넘은 팀에게 있어 두 장의 꽉 찬 앨범은 상당히 큰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수치상의 기록보다는 EP 앨범을 대중 앞에 꺼내놓았던 그 이후의 행보가 알찼다는 말이 그들에 대한 더 정확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마움'이 앨범의 가장 중심부를 관통하고, 흐른다. 이들이 음악 속에서 늘 말하는 것이 고마움이긴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그것이 더 짙어졌다. 사실 이들이 매번 대중에게 건네는 고마움의 메시지는 음악 외적인 것으로도 함께 채움으로써 극대화된다. 방송을 통하거나, 라디오라는 매체를 통하거나 음악이 아닌 것들로도 꾸준히 대중에게 자신들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 팀의 이런 활동반경은 자신들의 음악을 찾아주는 사람들에게 '공감'이라는 키워드도 함께 심어준다.
여기까지는 여느 여성 인디 뮤지션들과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옥상달빛은 그들이 꺼내놓는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그리고 마냥 예쁘기만 한 감성의 미덕만 내세우진 않는다. 여기에서 이 팀이 자신들만의 새로운 길을 내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인데, 이들에게는 보통 '위트'라고 부르는 알맹이가 하나 더 들어있다. 위트라는 것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단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결국 이들은 '뭘 좀 아는' 팀이다. 그건 결국 대중의 깊은 속마음일 거다.
연주곡까지 포함한 열하나의 곡들이 대단히 유기적이다.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과정 속에서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 있다. 길을 잃는 순간 대중과 잡고 있던 손도 자연히 놓치게 된다. 각 곡들 내에서 각자의 조직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전체의 흐름은 일정한 하나의 맥으로 흐른다. 이들의 이번 앨범은 특히 더 그렇고, 이 점이 바로 이들의 음악이 안정적일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어떤 면에서는 이번 앨범이 '문학적'이라는 느낌도 있다. 이전에는 이들에게 없었던 흐름이나 시선이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이들에게는 당연한 공식처럼 '청춘을 대변하는 음악' 혹은 '청춘을 위로하는 음악'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꺼내놓은 음악들은 푸릇푸릇함이 전부이진 않다. 옥상달빛의 음악도 나이가 들었다. 더 넓은 것과 더 깊은 것을 노래하고 있고, 연주와 목소리는 더 다채로워졌다. 이렇게 차곡차곡 나이를 먹으면서 이들의 음악이 더 진해질 것이라는 확신도 보인다. '그대는 나에게 늘 새로운 사람'이라고 노래한 것처럼 이들은 늘 새로울 것이다.
-수록곡-
1. 딩동
2. 새로와 [추천]
3. 괜찮습니다 [추천]
4. Tickle
5. Children Song
6. 유서 [추천]
7. 공중 (空中)
8. 히어로 (Hero)
9. 하얀
10.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