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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 Primavera
딕펑스(Dick Punks)
2013

by 이기선

2013.05.01

딕펑스는 인디에서 활동 중이던 기성밴드였음에도 불구하고 밴드의 색을 이유로 밴드 서바이벌 '탑밴드'가 아닌 오디션 '슈퍼스타 K'를 택했다. 미디어의 차이는 우여곡절과 더불어 이 밴드에게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안겨주었다. '탑밴드'에 출연했더라면 어떤 성적을 냈을지는 미지수지만 인지도 측면에선 '슈퍼스타 K'는 딕펑스의 묘수였다.

이후 활동이 주목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화제의 주인공들은 항상 귀추를 주목받았고 그 명암 역시 수없이 갈렸다. 딕펑스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모든 것은 제목이 설명한다. 빛나는 청춘을 뜻하는 < Viva Primavera >에 걸맞게 시종일관 특유의 밝은 분위기를 잘 살려 청춘 예찬을 풀어놓는다. 여섯 곡의 수록곡들은 딕펑스 음악의 서로 다른 면을 보여주는 육면체가 되고 스스로의 삶을 잘라낸 여섯 단면이 된다. 그 스냅사진들에는 때론 유쾌함이 때론 서정성이 찍혀있지만 특별한 꾸밈과 거짓은 없다.

맑은 것은 딕펑스의 특성이다. 김태현의 보컬은 다소 밋밋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기교 없이 솔직해 부담이 없다. 짜임 있게 직조된 곡들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귀에 들어오는 것은 김현우의 건반이다. 과도하게 기타의 부재를 채우려하지 않고 리듬과 멜로디의 교차점을 차분히 짚음으로서 베이스와 같이 곡의 구조를 구축함과 동시에 솔로 파트에서는 그 실력을 가감 없이 드러낼 줄 아는 대담함도 있다. 건반이 다른 신스 사운드의 사용보다 피아노 본연의 소리에 충실하다는 것도 곡이 방만해지는 것을 막는다. 건반은 밴드의 랜드 마크이자 정확한 경계선이 된다.

괜찮은 앨범이었던 전작에 이어서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미디어 노출이 기존 밴드의 색을 헤집지 않은 것은 다행이나 밴드의 어떤 변이점을 찾아내는 것은 숙제로 남는다. '슈퍼스타 K'로 인해 퍼포먼스 위주의 밴드로 간주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염려는 다행히도 이 앨범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잘하는 것을 영민하게 활용해냈고 이러한 이점들은 정규 앨범을 통해 증폭되어야 할 것이다. 미디어가 조명해낸 이 밴드는 이제 본격적인 자기증명의 수식(數式) 위에 올라섰다.

-수록곡-
1. 별 [추천]
2. Viva청춘 [추천]
3. Newyorker
4. 난시
5. Answer me
6. 약국에 가면 [추천]
이기선(tomatoappl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