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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eidoscope Heart
사라 바렐리스(Sara Bareilles)
2010

by 임도빈

2010.10.01

중고 신인의 두 번째 앨범은 우려되는 면이 존재했다. 주류입성의 물꼬를 튼 'Love song'이 그래미 올해의 노래에 후보로 오르고 빡빡한 공연 스케줄을 치루면서 사라 바렐리스는 무명시절의 갈증을 한 번에 쏟아내는 듯 했다. 그는 실제로 "나는 완전히 지쳐있었다."고 고백했다.

소포모어 징크스. 주변의 기대와 충고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이어졌고 그는 숨고르기를 위해 음악을 멀리하는 일종의 휴지기로부터 신작을 준비한다. 음악과 분리되고자 했던 극단적인 선택은 재충전의 기회였지만 아이디어 고갈이라는 시련을 야기했다. 녹음 직전까지 단지 4곡에 만족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첫 싱글로 낙점된 앨범의 백미 'King of anything' 그렇게 탄생한다. 연인의 잔소리에 일침을 가하는 가사는 < Little Voice >의 성공에 매몰되어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에 대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부화뇌동하지 않으려는 자성의 목소리에 가깝다.

사라 바렐리스는 소울의 감성을 보유한 싱어 송라이터이자 피아노 연주자로 노라 존스(Norah Jones), 피오나 애플(Fiona Apple)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그는 벤 폴즈(Ben Folds)나 레지나 스펙터(Regina Specktor)의 피아노 팝을 구사하고 깊은 울림보다 얕은 흥겨움에 능숙하다. 전작의 수록곡 'Gravity'는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그의 특기는 유려한 리듬의 강조에서 발현된다. 'King of anything'에서 그 실력을 발휘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오버더빙한 아카펠라가 문을 열면 정박과 엇박을 버무리는 피아노 터치가 멍석을 깔아주면서 베이스 드럼이 긴장을 높이고 후렴구의 "who", "so you"에서는 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샘 쿡(Sam Cooke)을 동경했다는 걸 증명하듯 'Gonna get over you'는 두왑의 풍성한 코러스, 초기 로큰롤의 셔플 리듬, 워킹 베이스와 피아노의 조화가 인상적이고 경청하는 자세보다는 한 걸음 떨어져 듣길 요구하는 'Uncharted', 'Say you're sorry'도 타이틀곡의 결정적 한방을 보조하는 여력을 지닌다. 'Hold my heart'는 팝 발라드의 그릇 안에 가스펠을 담았고 'The light'에선 깊이 있는 공간감을 담아내 앨범에 무게감을 더한다.

사라 바렐리스의 < Kaleidoscope Heart >는 소울, 두왑, 아카펠라, 가스펠 등이 팝으로 전향을 시도한 1960년대 음악을 돌아보고 있다. 복고 열풍을 타고 그때의 음악이 여러 형태로 파생되었지만 자신의 강점을 잃지 않으려는 그만의 고민이 새겨진 소포모어 앨범이다.

- 수록곡 -
1. Kaleidoscope heart
2. Uncharted
3. Gonna get over you [추천]
4. Hold my heart
5. King of anything [추천]
6. Say you're sorry [추천]
7. The light
8. Basket case
9. Let the rain
10. Machine gun
11. Not alone
12. Breathe again
13. Bluebird
임도빈(do33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