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바뀌면 삶이 달라진다' 라는 문구가 있다. 그만큼 보금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가수에게 이 뜻을 대입하면 그 장소는 소속사다. 회사의 존재만으로 장르 성향이 바뀔 수도 있고, 녹음실 환경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니 음악 활동을 원하는 뮤지션에게 레이블은 불가결의 요소다.
2000년대 후반 홍대 신의 스타 중 하나인 남성 듀오 페퍼톤스(Peppertones)도 집을 바꿨다. 데뷔 전 EP < A Preview >부터 함께했던 레이블 '카바레 사운드'를 떠나 토이, 루시드 폴, 정재형 등이 몸담고 있는 '안테나 뮤직'으로 옮긴 것이다. 소속 가수들만 봐도 예측할 수 있듯 이제 본격적으로 메이저 시장에 진출했다고도 할 수 있다.
자본의 유통이 원활한 곳인 만큼 예상대로 밴드에게 많은 지원이 가해졌다. 주요 악기 레코딩과 믹싱은 국내 정상급 녹음실로 평가받는 '드림 팩토리 스튜디오'의 엔지니어 장지복, 김일호, 김한구가 맡았다. 현악은 전문 세션 그룹인 융스트링이 맡았으며 '서울 전자음악단'의 신석철이 'Salary', '작별을 고하며', 'Knock' 에서 드럼 연주로 참여했다.
앨범 제목(사운즈 굿!)대로 사운드의 질적 향상을 획득한 것이다. 하지만 그게 음악적으로 반드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담보하는 건 아니다. < Sounds Good! >은 그동안 오르막길만을 오르던 팀에 보이지 않던 균열들이 발견된 앨범이다.
먼저, 믹싱에 있어 고르게 퍼진 사운드가 안정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를 때만큼은 확실히 보여주던 페퍼톤스만의 표현력이 후퇴해버린 것이다. 88열차를 타고 정신없이 돌아다녔던 이들의 소리가 너무 얌전해져버렸다. 날선 파워, 매운 호흡이 거세되었으니 답답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곡 구성의 매너리즘도 문제다. 대중성을 의식한 듯 러닝타임을 전체적으로 3~4분대로 마무리하며 팝 앨범 완성에 주력했지만, < Colorful Express >와 < New Standard >에서 들렸던 흡사한 편곡과 선율이 짜깁기로 반복된다. 게다가 이선을 제외하면 참여가수가 전작과 같아 그러한 체감지수는 배로 늘어난다.
타이틀곡이자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려 노력한 '겨울의 사업가'도 아쉬움을 준다. 편곡에 새로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듀오만의 색깔을 나타내기엔 상당히 어두운 곡이다. 메이저 입성 후 발표한 첫 번째 트랙치고 멜로디 흡인력 측면에서 평이하게 들린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만, 그래도 잘하길 바라던 인디음악계 나름의 희망이 이런 김빠진 앨범을 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단순히 둘만의 실수라기보다는 새 소속사의 입김이 한 몫 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즐거움과 자유로움이 넘실대던 밴드의 호령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기술을 얻은 대신 자연을 잃어버린 것이다.
-수록곡-
1. Sing! (가수: 이선) [추천]
2. Victory (김현민)
3. Ping-Pong (Deb)
4. 공원여행 (김현민)
5. Salary (연진)
6. 지금 나의 노래가 들린다면 (이선) [추천]
7. 새벽열차 (연희)
8. 작별을 고하며
9. Knock
10. 겨울의 사업가
전곡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서 : 페퍼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