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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Standard
페퍼톤스(Peppertones)
2008

by 류석현

2008.05.01

2004년 EP를 냈을 당시만 하더라도 그들의 출발점은 모던 락(Modern Rock)처럼 보였다. 물론 90년대 후반을 달군 영국풍의 그것과는 달리 시부야계(Shibuya-Kei)의 색채가 짙었다. 기타 멜로디 보다 피아노와 현을 앞세운 '21 Century magic'이 그러했고, 이런 흐름은 정규앨범의 타이틀 곡 'Ready, get, set, go!'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후속곡 'April funk'도 제목에 명시된 그루브(Groove)적인 느낌보다 산뜻한 멜로디와 귀여운 보컬이 매력적이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New hippie generation'은 이제껏 구현해온 음악의 지향점이 여실히 담겨있다. 셔플(Shuffle)리듬에 해학성을 곁든 곡은 특별한 철학에 구속되지 말고 가까운 곳이든 멀리 떠나보라고 외친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떠도는 히피(Hippie)처럼 그들의 음악도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감성에 충실한 모습이다. 새 앨범 < New Standard >는 장르 해석에 익숙한 감상자들에게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을 권한다. 시작을 알리는 첫 곡 'Now we go'는 밴드 편성 체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샘플링(Sampling)과 다양한 건반소리로 채워졌다. 마치 6~70년대 서양 만화의 시그널(Signal)을 듣는듯 한 기분이다.

카바레(Cavare)사운드 비롯해 일부 홍대씬에서는 서양의 6~70년대 빈티지(Vintage)음악을 구현하기에 한창이다. 카펜터스(Carpenters)의 애상을 옮겨온듯 한 스마일즈(Smiles),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의 재해석에 성공한 연진, 새로운 낭만음악을 선보이는 뎁(Deb)등이 바로 그 주역들이다. 다양한 악기를 다루지만 두 명(사요, 노셸)으로 구성되어 불완전한 밴드 체제인 페퍼톤스는 이런 비슷한 노선의 뮤지션들의 참여를 통해서 콘셉트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페퍼톤스가 회상하는 6~70년대는 매우 다양해서 어느 하나 일관성 없는 키치(Kitsch)적인 풍모가 드러난다. 동화같은 분위기의 'Galaxy tourist'는 아이를 상정해 놓은 듯 어린 목소리의 연진이 등장하고, 동요풍의 '오후의 행진곡'은 스네어(Snare)드럼을 치며 앞장서는 병정의 노래를 연상시킨다. 마치 30대 어른이 10살의 어린이로 돌아간듯 한 기분이다. 반면 뎁(Deb)이 참여한 'Drama'에서는 한 소녀의 사춘기적 반항이 거세게 몰아치고, 펑크(Punk)사운드가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 '비밀의 밤'은 게임에 중독된 폭주족의 변명을 듣는 것 같아 상당히 이질적이면서도 유쾌하다.

일반의 사고체계와는 다른 이들이 만든 가벼움의 편린처럼 보이지만 상당히 정교하게 가공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불면증의 버스'에서 보여주는 재즈(Jazz) 터치라던지 'Arabian night'의 속도감 있는 트랜스(Trance),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를 모던록(Modern Rock)풍으로 접근한 'Diamond'같은 곡들은 장르의 잣대로 놓고 봐도 상당한 수준이다. 결국 음악을 떠나 일반 무대에서 그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현하는 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음반을 재생하는 가치만으로 옷가게, 클럽, 카페, 패밀리 레스토랑 등 20대들이 많이 몰릴 만한 공간에서 잘 어울릴만하다. 가벼움과 고급 양자 사이에서 생겨나는 모순.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20대가 가진 감성을 역설적이지만 가장 정확히 파악해 냈다.

-수록곡-
(전곡 작사, 작곡 : 페퍼톤스)
1. Now we go
2. Balance! feat. 스마일스(Smiles)
3. 해안도로 feat. 김현미
4. 오후의 행진곡 feat. 연희(Westwind)
5. We are mad about flumerides feat. Amai
6. Diamonds
7. .
8. New hippie generation
9. Galaxy tourist feat. 연진(라이너스 담요)
10. 불면증의 버스
11. Drama feat. 뎁(Deb)
12. 비밀의 밤
13. Arabian night
14. New standard
류석현(soulry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