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가요계를 강타했던 알앤비 열풍이 걷히고, 당시 알앤비 가수들은 대부분 롱런이 가능한 발라드로 회귀했다. 5집의 ‘맴맴 돌아’, 6집의 ‘남자는 모른다’와 같은 노래를 타이틀로 내세웠던 화요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길을 선택했을 때의 장점은 안정적인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대신 단점이 있다면 그만큼 쉽게 들리고 쉽게 잊혀진다는 것이다. 'Lie', ‘그런일은’처럼 화요비의 대표곡이 초기작에 집중 포진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EP 앨범의 타이틀이 '반쪽'으로 낙점되었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반쪽’은 리아나(Rihanna)를 떠오르게 하는 세련된 알앤비. 가까이는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의 'Spotlight'같은 노래와 맥을 같이 한다. 그만큼 시류에 민감한 2009년 현재의 음악이다. 때문에 ‘반쪽’의 반향에 대해서는 섣불리 짐작하기가 망설여진다. 안정과 유행은 둘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음악 자체의 완성도만 따진다면 ‘기대’에 한표를 던지고 싶다. 사운드는 지극히 팝적이면서도 편안한 멜로디를 선보인다. 덕분에 멋있지만 낯선 음악이 될 수도 있었던 노래를 부담스럽지 않게 만들어냈다. 또 화요비가 가창력을 과시하지 않음에도, 본인이 가진 흑인 음악의 소화력을 충분히 뽐낸다. 이러한 플러스 요인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만한 노래다. 그녀의 과감한 변화가 반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