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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빅뱅(BigBang)
2008

by 박효재

2008.08.01

이 어린 친구들이 10대 소녀뿐만 아니라 20대 누나들의 마음까지 빼앗을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준수한 외모, 간지나는 스타일 덕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왠지 모르게 이들이 아티스트적 분위기를 풍긴 것이 인기의 더 큰 요인일 것이다. 똑같은 틀로 찍어내는 그저 그런 아이돌이 아니라 자기 음악에 주도권을 행사하는 강한 이미지는 누나들에게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팬들의 인식만 그런 것이 아니라 멤버 본인들도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번 곡으로 짐작해보건대 이들의 자부심이 그리 오래 지속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가장 아티스트적 자아가 강해 보이는 G-Dragon이 손을 댄 곡들의 면면을 보건대 사실 그 스타일이 창조적이라거나 완성도가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This love'는 마룬 5(Maroon 5)의 원곡에 생기 없는 랩핑을 얹은 그저 그런 힙합 리메이크였고, '거짓말'은 프리템포(Freetempo) 표절논란에 휩싸이며 이들의 창작력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 의구심은 이번 곡으로 인해 이제 확신으로 바뀔 듯하다.


초반부에 감각적인 건반 플레이로 치고 나간 뒤 둔탁한 바운스를 줘서 곡에 악센트를 주는 방식은 '거짓말'과 동일하다. 심지어 앞에 피아노 연주의 코드 진행까지 유사하다. 멤버 각각의 목소리가 더 잘 들리게 하고 트랜스적인 느낌을 줄이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스타일은 '거짓말'과 다를 게 없다. 다른 점이라곤 곡 자체의 흡인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같이 흥얼거리면서 따라 부르고 싶은 멜로디가 없는 것은 치명적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줘도 모자랄 젊은 아티스트가 벌써부터 자기복제라니. 이 곡에 '거짓말 Two'라는 부제를 달아주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 이런 정도의 스타일과 퀄리티라면 대중들도 알아챈다. 이들이 결코 'different'하지 않음을 말이다.

박효재(mann6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