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은을 수식하는 말은 '재즈' 아니면 'OST'다. 전자가 마니아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면 후자는 대중적으로 변모한 그녀의 모습을 대변해준다. 그러나 자신을 규정짓는 이 두 수식의 간극은 너무 컸다. 물론 조금 더 보편적인 음악을 하고자 한 노력의 변천사가 그 사이에 존재하지만 '대중 가수'로서 어느 쪽이나 극단은 부담스럽기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였는지 그녀의 5집 < Sunny Side Of My Heart >에서는 어떤 곳에도 규정되지 않고 '서영은' 자체로 존립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 약 일 년여의 시간을 거쳐서 나온 6집 < Be My Sweetheart >도 마찬가지다. 전작과 비슷한 선상 위에 있는 이 앨범은 발라드에 비해 미디움 팝을 내세웠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그저 '가수 서영은'으로 불리고 싶은 그녀의 소망을 전적으로 드러내 주는 앨범이다.
때문에 < Be My Sweetheart >에서는 그동안 간간이라도 명맥이 유지되었던 그녀의 재즈적 색체를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나마 있다면 인트로에 해당하는 'Be my sweetheart' 정도. 오히려 그동안 그녀가 부른 OST 곡들에 가까울 정도로 전부 상큼한 '가요'다. 타이틀곡 '웃는 거야'는 '혼자가 아닌 나' 류의 해피송으로, 이러한 앨범의 컨셉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에 눈이 내리면', '당신이 잠든 사이에', 'I've got you' 등 음악이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도를 담은 팝이 주를 이룬다. 물론 '초록별의 전설', '그 사람의 결혼식', '만년설', '중독'으로 이어지는 서영은표 발라드도 여전히 살아있다. 동양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그 편을 택합니다', 음반의 후반부를 책임지는 '슬픔을 틀어막다', '기억 속에 밀어두기' 등이 그것이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에스지 워너비 식'의 알앤비풍 발라드 두 곡에 눈길이 간다. 영화 <왕의 남자>를 보고 가사를 썼다는 '휘휘'와 애절한 순애보 '나 끝내 못한 말들'이 앨범의 트렌드적인 요소를 보장하고 있다. 이미 6장의 앨범, 그리고 이전의 활동으로 단련된 서영은의 보이스는 이러한 시대적 조류의 흐름도 자기 식으로 무난하게 소화해 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지금까지 그녀의 행적으로 미루어보아 < Be My Sweetheart >가 큰 특색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뮤지션으로서의 발전이나 혹은 그것을 향한 노력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더욱 대중적이다, 라는 사실을 제외한다면 오히려 전작의 완성도에 더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즉 듣는 이들에 관한 고민은 있었을지언정, '자기 음악'에 대한 성찰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서영은이 바란 것이 그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가요'였을지는 몰라도, 단지 자기만족이라는 데서 끝나면 그 가수의 진보를 기대하기 힘들다. 그녀가 모든 수식들을 떼 내 버리고 그녀만의 색을 찾기 위해서는 조금 더 욕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것은 재즈로 다시 회귀하라는 말이 아니다. 대중음악에도 얼마든지 웰메이드가 필요한 법이고, 서영은은 그것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내공을 가진 사람이다. 사람들과의 간극은 충분히 줄였다. 이제는 다시 음악을 생각할 시기다.
-수록곡-
1. Be my sweetheart (작곡: 한성호)
2. 웃는 거야 (작사: 서영은 / 작곡: 김찬진)
3. 그 편을 택합니다 (이희승 / 이현승)
4. 한여름에 눈이 내리면 (이희승 / 한성호)
5. 당신이 잠든 사이에 (서영은 / 이현승)
6. 휘 휘 (서영은 / 이한민)
7. I've got you (서영은 / 상원)
8. 슬픔을 틀어막다 (서영은 / 이경섭)
9. 나 끝내 못한 말들 (이희승 / 이한민)
10. 기억 속에 밀어두기 (한성호 / 한성호)
11.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서영은 / 정태유)
프로듀서: 한성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