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리카의 이번 새 음반은 록 팬들이라면 누구나 기다렸을 작품이다. 단순히 돌아온 메탈의 황제라서 가 아니라 록 음악 나아가 대중 음악 히스토리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각인되어 있는 밴드이기에 그러하다. 더구나 완전히 지하 서클로 침잠해버린 헤비 메탈의 부활과 온라인 무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로 인해 불황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음반 산업의 점프 업과도 긴밀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메탈리카가 극렬히 저항해온 부분이 아니었던가!).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에 대해 울분을 토해내기라도 하듯 메탈리카는 신보에서 진정한 분노의 표출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메탈리카에게 세계 시민권을 부여한 1991년 음반 <Metallica>를 진두지휘했던 밥 록(Bob Rock)과 함께 만든 이번 작품은 <Road]> 시리즈를 통해 시도했던 변화의 바람을 철저히 차단시켰다. 대신 1983년 1집 <Kill 'Em All>, 1984년 2집 <Ride The Lightning>, 1986년 3집 <Master Of Puppets> 등에서 분출시켰던 스래시 메탈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물론 현재 록의 대세로 기울고 있는 뉴 메탈의 감각이 녹아있기는 하다.
하지만 여전히 과격하고 무자비하다. 빠르고 에너지가 넘친다. 카오스의 소리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메탈리카는 정의하고 있다. 드러머 라스 울리히는 M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음악적으로 많은 시도를 해보았다. 그러던 중에 우리는 헤비하고, 공격적이며,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템포 변화가 있는 사운드를 되찾았다. 이것은 당신이 한동안 신지 않았던 구두를 되찾은 것과 같다. 그것을 다시 신는 것은 진짜 기분 좋은 일이다.”라며 십 년 가까이 떠나있었던 야성의 세계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라스 울리히의 투 베이스 드러밍, 제임스 헷필드와 커크 해밋의 거친 분노가 장착된 기타, 그리고 새로 호흡을 맞추는 로버트 트루질로의 다채로운 리듬과 템포는 전성기 시절의 사운드 그것이다. 헤드뱅어들을 위한 인상적인 기타 리프와 후렴구가 담겨있는 첫 곡 'Frantic', 전희와 오르가즘을 반복시키는 타이틀 곡 'St. anger', 하나 하나의 악기들이 대립과 갈등의 격랑에 휩싸이며 대결을 펼치고 있는 'My world', 로버트 트루질로의 그로울링 코러스를 맛볼 수 있는 'Sweet amber' 등에서 직접 체험 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곡들이 7, 8분의 러닝 타임을 유지하고 있어서 스래시 메탈의 기승전결 시스템과 드라마틱한 곡 전개, 각 악기 파트의 솔로 플레이가 마음껏 펼쳐진다. 'Some kind of monster', 'Invisible', 'All within my hand' 등의 트랙들이 잘 말해준다. 'Dirty window'와 'Shoot me again' 등은 팬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귓가를 오랫동안 맴도는 넘버들이다. 특히 'Frantic'과 'Sweet amber'는 제임스 헷필드가 재활원에 들어갔던 심경을 반영한 자전적인 곡들이라고 한다.
1983년 메탈리카는 겉늙어 가는 대중음악에 천둥과 번개를 몰고 왔다. 20년이 지난 2003년 현재 음악계의 현실도 그때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음반 산업은 황무지로 변해가고 있고, 음악 트렌드도 획일화되어 가고 있다. 쇼윈도 음악들이 판을 친다. 때문에 메탈리카의 컴백을 많은 이들이 주시하고 있다. 20년 전처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탱크 사운드와 함께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마에스트로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그래서 메탈리카는 신보에서 성스러운 분노로 무장했고, 장엄한 결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들 끊는 분노의 소리들이 용광로에서 서로 섞이고, 녹아들면서 메탈리카는 다시 한 번 포효한다.
-수록곡-
1. Frantic
2. St. Anger
3. Some Kind Of Monster
4. Dirty Window
5. Invisible Kid
6. My World
7. Shoot Me Again
8. Sweet Amber
9. Unnamed Feeling
10. Purify
11. All Within My Hand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