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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Magnetic
메탈리카(Metallica)
2008

by 소승근

2008.09.01

전체적으로 각 노래들의 러닝타임은 길어졌고 변박과 정박을 구사하는 서사적 곡 구성은 예전처럼 복잡해졌으며 드럼과 베이스, 두 대의 기타는 컴퓨터의 명령처럼 정확하게 맞아 들어간다.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eld)의 보컬은 < Load >, < Reload >, < St. Anger >와는 달리 20대의 야수성과 30대의 노련함 그리고 40의대의 여유로움으로 충만해있다. 쓰래시 메탈의 보컬이 이렇게 잘 들리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모든 것이 1984년도 앨범 < Ride The Lightning >과 명반 < Master Of Puppets >를 의식한 듯 고밀도의 탱크 사운드가 앨범 전반을 통치하고 있다.

1991년도 작품 < Metallica >부터 2003년에 발표한 < St. Anger >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던 메탈리카(Metallica)의 가멸찬 시험에 등을 돌렸던 소위 '순수 메탈리카 팬들'에게 < Death Magnetic >은 면죄부이자 화해의 손짓으로 반가움이 앞서는 음반이다.

특히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ted)의 후임으로 가입한 베이시스트 로버트 트루힐로(Robert Trujillo)와 처음으로 함께 제작한 < St. Anger >의 처절한 실패와 밥 록(Bob Rock) 대신 사운드와 균형의 열쇠를 쥔 새로운 프로듀서 릭 루빈(Rick Rubin)의 상관관계가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지 아니면 자폭으로 몰아갈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제임스 헷필드, 커크 해밋(Kirk Hammett), 라스 율리히(Lars Ulrich)는 심사숙고를 거듭했을 것이다.

작곡 파트너로 '뉴 키드' 로버트 트루힐로를 빼고 밥 록과 함께 전곡을 작곡한 < St. Anger >의 수직적 침몰은 < Death Magnetic >에서 로버트 트루힐로가 전곡 작곡에 참여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다른 차원의 응집력으로 매듭지어졌다. 그 집중력이 발효, 숙성된 음반 < Death Magnetic >은 그래서 제목과는 달리 오히려 생생하고 살갑다.

심장맥박 소리로 시작하는 첫 트랙 'That was just your life'는 < Master Of Puppets >의 오프닝 곡 'Battery'가 연상될 정도로 중반부터는 여유를 주지 않고 몰아붙인다. 이 한 곡으로 < Death Magnetic >이 1980년대 쓰래시 메탈의 전성기 사운드임을 무언으로 정의해준다. 본 앨범의 하이라이트 'The end of the line'과 < ... And Justice For All >의 스타일을 재현한 'Broken, beat & Scarred'를 초반부에 배열함으로서 그동안에 논란거리가 됐던 '변절'과 '배반'의 꼬리표를 사전에 차단하는 강수를 띄웠다.

제임스 헷필드의 리듬 기타가 폭력유발지수를 끌어올리는 'All nightmare long' 역시 < ... And Justice For All >의 서자(庶子)라 할만하다. 한 곡을 제외한 아홉 곡의 길이가 6분 이상이 되는 대곡이며 'Suicide & redemption'이라는 연주곡도 있어 < ... And Justice For All >과 < Master Of Puppets >의 연장선에 있는 음반이란 느낌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반갑고 고맙다. 그런데 멤버들의 나이가 4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2008년에 그들이 20대 때 창조한 거대한 파도 사운드로 돌아간 것을 자발적인 의지로만 받아들여야 할지는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Load >이후, 지난 12년 동안 우리는 메탈리카에게 계속 20대로 남아있어 달라고 칭얼대진 않았는지, 아니면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한 우리가 메탈리카에게 강요하진 않았는지 진지하게 곱씹어 보자. 옛말처럼 결과가 좋으면 끝도 반드시 좋을까? < Death Magnetic >의 결과물은 흡족하다. 하지만 그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시작과 진행과정은 마음 한 구석을 아리게 한다. 메탈리카는 떠나간 팬들을 위해, 이제는 40대, 50대가 된 옛 지지자들을 위해 기꺼이 '메탈의 피터팬'이 되었다.

'전성기를 완벽하게 재현한 앨범'. 이것이 < Death Magnetic >을 홍보하는 문구지만 이 글귀를 볼 때마다 안쓰럽다. 이제는 메탈리카를 놓아주고 싶다.

-수록곡-
1. That was just your life
2. The end of the line [추천]
3. Broken, beat & scarred [추천] 
4. The day that never comes
5. All nightmare long [추천]
6. Cyanide [추천]
7. The unforgiven lll
8. The judas kiss
9. Suicide & redemption
10. My apocalypse [추천]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