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마릴린 맨슨의 5집 음반은 1994년 데뷔 음반 <Portrait Of An America>을 내놓은 지 10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십 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마릴린 맨슨은 발표하는 앨범마다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가는 곳마다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섰다.
미스터 맨슨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온갖 비난과 찬사 등을 온 몸으로 껴안으며 그것을 음악으로 토해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괴로움과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려는 듯 항상 통쾌하고 시원하다. 신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세월이 쌓인 만큼 음악적인 감각과 곡의 짜임새는 절정에 올라있고, 노랫말에서 나타나는 언어의 유희도 여전히 기발하고 독창적이다.
음반은 우선 오랫동안 맨슨과 호흡을 맞춰왔던 트위기 라미레즈가 지난해 탈퇴한 후 KMFDM과 샷건 메시아(Shotgun Messiah)를 거친 팀 스콜드(Tim Skold)가 새 베이시스트로 참여하여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녹음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또한 팀 스콜드가 맨슨과 함께 공동 프로듀서까지 많으면서 어떤 변화를 안겨줄 지도 관심이었다.
결과는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의 강화였다. 둘 다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의 전문가라는 공통 코드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글램의 요소들이 많이 사라지고 메탈과 인더스트리얼, 고딕과 호러 무비 효과 등이 대거 보강되어있다.
맨슨의 보컬 라임이 귀에 척척 감겨오는 댄스 메탈 'This is the new shit', 맨슨 교도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얻을 만한 유쾌 상쾌 통쾌한 첫 싱글 'mOBSCENE', 그리고 1930년대 베를린 카바레 문화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Doll-dagga buzz-buzz ziggety-zag', 'Ka-boom ka-boom' 등이 그것들이다.
'이것은 음악이 아니야 / 우리는 밴드가 아니야'라며 울분을 토해내는 'Vodevil', 이보다 더 강력할 수 는 없다고 말하는 듯한 'Use your fist and not your mouth' 등도 주목할 만 하다. 맨슨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음악은 수학이 아니다. 나는 머리를 사용해서 음악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번 새 앨범은 감정에 충실해서 만들었음을 밝혔다. 맨슨교의 교주를 가슴 속 깊이 따르는 신도들에게는 만족할만한 음반이 될 것이다.
-수록곡-
1. Thaeter
2. This Is The New Shit
3. MOBSCENE
4. Doll-Dagga Buzz-Buzz Ziggety-Zag
5. Use Your Fist And Not Your Mouth
6. The Golden Age Of Grotesque
7. (s)AINT
8. Ka-Boom Ka-Boom
9. Slutgarden
10. Spade
11. Para-noir
12. The Bright Young Things
13. Better Of Two Evils
14. Vodevil
15. Obsequy (The Death Of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