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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know where you fucking live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
2017

by 조해람

2017.09.01

언젠가부터 더 이상 예전 같은 '포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건 그의 음악을 꾸준히 들어 온 사람이라면 일찌감치 눈치 챘을 것이다. 이번 싱글도 마찬가지다. 천천히 음압을 쌓아가는 점층 구성을 거쳐 도달하는 후렴은 기대만큼 화려하지도, 폭발적이지도, 매혹적이지도 않다. ‘We know where you fucking live’라며 내지르는 후렴의 포효를 제외하면 음악의 어떤 요소도 이렇다 할 인상을 남겨주지 못한다. 의도된 대비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 해도 그 빈약함이 퇴보한 보컬과 곡에 섞이지 못하는 기타 사운드의 방황까지 변호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때 세기말 멸망의 전도사였던 그는 이제 충격을 주는 방법을 잊었다.
조해람(chrbb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