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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sible Things
러브홀릭(Loveholic)
2004

by 신혜림

2004.09.01

다른 분야에서도 팀워크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듯이 밴드에 있어서도 밴드 워크는 상당히 중요하다. 밴드는 여러 사람이 모여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야 하는 '공동체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러브홀릭 1집은 좋은 반향을 일으킨 데뷔작이었지만 밴드워크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2집 <Invisible Things>에서는 그 점을 보완, 더욱 단단하게 뭉쳐진 음악을 들려준다.

전작에서는 대부분 강현민의 주도 아래 앨범이 완성된 느낌을 줬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전 멤버들이 골고루, 그리고 성의 있게 동참했다. 덕분에 사랑 중독증에 걸린 세 사람의 색깔이 다채롭게 펼쳐지면서도 러브홀릭이라는 하나의 이름 안에 각각의 개성이 충분히 녹아들어 있는 형상을 드러낸다.

특히 노래 전달자인 지선의 보컬이 탄탄해지면서 그들의 빛깔을 확실하게 내뿜고 있다. 약간은 가녀리고 우울했던 그녀의 목소리는 첫 곡 'Magic'에서부터 그 변화를 보여준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음악 위에 보컬도 끝없이 질주하며 음악의 맛을 잘 살려내고 있다. 국산 모던 록 열풍에 한 몫을 했던 그들의 저력이 확실히 드러나는 곡이다.

타이틀곡 'Sky'는 강현민의 작가 역량이 풍부하게 표출된 노래. 쓸쓸한 가을 하늘과 어울리는 뉘앙스를 유지하면서도 히트곡 'Loveholic'이나 '놀러와'처럼 신나는 분위기와는 또 다른 매력을 분출한다. 특히 익숙한듯하면서도 가슴 저리게 하는 멜로디 라인은 그야말로 백미다.

모던 록의 카테고리에 한정시키기 힘든 새로운 음악적 시도 역시 곳곳에서 귀에 띈다. 지선 작곡으로 아이리쉬 휘슬 소리가 인상적인 잔잔한 곡 'Bless you'부터가 이를 잘 말해준다. 피아노 반주 하나로 이루어지는 고백적인 곡 '너는...'이나 시타 소리를 도입 시키고 으로 단단한 음악성으로 무장한 'Hyri-rumaya', 보사노바 리듬을 상큼하게 실은 'My dear'도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오기에 충분한 들을 수 있는 트랙이다.

이 외에 가슴을 울리는 러브홀릭표 음악 'Blue 923', 생각해 볼만한 의미를 가사에 담은 시원한 록 'Sunglass', 지선의 목소리가 돋보이는 노래 'Sylvia', 강현민이 보컬로 참여한 'Crazy'도 이번 앨범을 소포모어 징크스에서 벗어나게 할 만한 수준급 곡들이다. 특히 음반의 불법 복제도 방지하면서 앨범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보너스 선물을 더해준 PC 보너스 트랙인 'Good night'과 비디오 클립들은 그들이 2집에 들인 공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라이브 공연에서는 아직도 신인과 같은 미흡함이 없잖아 드러나고 있다지만 앨범 측면에서는 분명 한 발자국 나아갔다. 또 이제 서로의 장단점을 완전히 파악한 듯, 러브홀릭만의 장점을 확연히 부각시키며 전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감동도 창출하고 있다. 음반에 알약 하나를 넣음으로써 보이지 않는 사랑의 아픔을 치료해 주기를 원하는 그들의 의도가 대중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만한 음반이다.

-수록곡-
1. Magic (작사: 이재학 / 작곡: 이재학)
2. Sky (강현민 / 강현민)
3. Want you hear (강현민 / 강현민)
4. Blue 923 (이재학 / 이재학)
5. Bless you (지선 / 지선)
6. Kiss me, hold me (이재학 / 이재학)
7. 동화처럼 (강현민 / 강현민)
8. Sunglass (강현민, 이재학 / 강현민)
9. 너는... (강현민 / 강현민)
10. Sylvia (이재학 / 이재학)
11. Hyri-rumaya (이재학 / 이재학)
12. Crazy (강현민 / 강현민)
13. My dear... (강현민 / 강현민)
14. Good night (PC only bonus track) (강현민 / 강현민)

프로듀서: 러브홀릭
신혜림(snow-forge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