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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얼굴 다 잊을게
이소라
2026

by 박승민

2026.07.23

객원 래퍼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신청곡'과도, 거칠고 솔직한 < 8 >과도 다르다. 한동안 OST 혹은 리메이크만으로 활동을 이어 왔던 베테랑이 7년의 침묵을 깨고 선보인 싱글이 사뭇 생경하다. 21세기 들어 발매한 앨범들에서 무게중심을 록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리듬 파트를 걷어낸 발라드라는 점에서는 3집 < 슬픔과 분노에 관한 > 속 대표 넘버 '믿음'과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가 더 강하게 연상되는 전환. 그러나 단순 답습 취급하기에는 세세한 음향의 성취가 적잖다.


작곡을 도맡은 잔나비의 공이 결정적이다. 스트링 위주로 꾸린 실내악풍의 연주가 애달픈 분위기와 어우러지고, 보컬을 겹겹이 포갠 다음 페이드아웃 처리한 후반부는 익숙하면서도 아름답다. 기악이 제 역할을 다한 가운데 마지막 퍼즐 조각을 채우는 것은 여전한 노랫말이다. ‘어렵게 꺼내 본 인사에 혀끝으로 짧은 말’의 선명한 묘사, ‘다 내가 만든 밤 다 내가 만든 말’ 속 회한의 정서에서 우리가 이소라라는 가수를 사랑했던 이유를 다시금 떠올린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본질은 변하지 않았음을.

박승민(pvth05m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