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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이소라
2016

by 황선업

2016.11.01

유난히도 만든 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싶지만 그것도 잠시다. 달리 느껴졌던 어스름은, 몇번의 감상을 거치며 부르는 이를 완벽한 주인공으로 맞이한다. 록으로의 변신 후 다시금 '그녀풍의 음악'으로 돌아온 그녀다. 그리고 돌아왔다는 건, 그 음악을 자로 잰 듯 분석하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음을 내포한다. 그랬다. 여태껏 들려준 노래들은, 이성의 영역보다 감정의 영역이 우선시 되는 노래들이었다. 피아노와 현, 관악기의 단촐하지만 빈틈없는 조합을 따라 흐르는 처절하면서도 슬프고 우울하면서도 따뜻한 그 음색과 멜로디. 언제나처럼 각자의 기억과 동화되어 몇번이고 새로운 생명을 얻을 채비를 마친 소리들이다. 이제 계절과, 살을 에는 차가운 바람과 비견할 만한 마음 속 상처들을 내비칠 차례다. 들을 땐 쓰라리더라도, 러닝타임이 끝날 즈음엔 조금은 아물어 있겠지.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