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안 될 사람
기리보이
헤이즈(Heize)
2026

by 정하림

2026.02.10

언제나 사랑으로 시작해도 두 사람에겐 이별이 익숙하다. '교통정리', 'I don't lie' 등 그동안의 궤적과 '안 될 사람'이라는 제목에서도 유추 가능하듯 이번에도 따뜻한 이야기는 무채색에 가두고 비극으로 향했다. 헤이즈 특유의 몽환적인 음색과 기리보이의 무심하고도 덤덤한 래핑 등 강점도 여전히 유효하다. 서로의 심정을 풀어놓듯 한 번씩 주고받는 구성 가운데 중심 소재와 창법 모두 오랜만의 재회에도 예상했던 바에서 빗나가지 않았다.  


평이함 사이 한 끗의 다름은 선율이 책임진다. 시계가 돌아가는 소리에 맞춰 복잡한 심경을 짚어나가다 보면 2000년대를 환기하는 신시사이저가 발라드를 들으며 수없이 헤어졌던 그 시절로 사람들을 데려간다. 어느 장르나 복고가 유행인 시점에서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주제와 음악적 요소가 잘 맞물려 쉽게 이해되는 음악을 만들어냈다. 결국 마음을 여는 건 특별함이 아닌 공감의 언어다.


정하림(sielsia29@gmail.com)